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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노조, '민주노총'에 반발...'젠더 갈등'이 '노노 갈등'으로


외주업체 제작 홍보영상 속 '집게 손가락'에 여성단체·민주노총 반발
넥슨노조 "민주노총, 현대차 문제였으면 협의 없이 규탄 시위하진 않았을 것"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넥슨 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대해 "우리와 어떠한 논의도, 사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임 홍보 영상 속 '집게 손동작' 논란으로 불거진 '젠더 갈등'이 '노조 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을 10배속 이하로 느리게 돌린 버전에서 확인되는 손모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을 10배속 이하로 느리게 돌린 버전에서 확인되는 손모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넥슨 사옥 [사진=넥슨]
넥슨 사옥 [사진=넥슨]

◇ 넥슨 노조, 민주 노총에 맹비판…"콘텐츠 검수는 일의 영역"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배수찬 지회장은 29일 조합원들에게 입장을 내고 "우리 지회와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발표 내용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항의 내용을 최대한의 스피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이 우리 지회에 어떤 득이 되고 실이 되는지에 대해 솔직히 나열할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배 지회장은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하청 문제가 생길 때 아무런 협의 과정 없이 총연맹이 와서 규탄 시위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으로, (주최 측은) 손가락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주요 게임 홍보 영상에 '집게 손동작' 모양이 들어간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남성혐오 논란이 일었다. 이 손모양은 과거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영상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외주업체 '스튜디오뿌리'는 관련 스태프를 작업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논란이 된 영상들을 비공개하고 전수조사 이후 스튜디오뿌리에 전사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넥슨의 이같은 조치에 민주노총은 "반페미니즘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28일에는 한국여성민우회, 문화연대 등과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넥슨이 일부 이용자의 '페미니즘 사상 검증'에 굴복했다"고 규탄했다.

이런 가운데 넥슨 노조가 가세하면서 이번 사태가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배 지회장은 "포괄임금제 폐지나 69시간제 반대 등 게임업계 노동자 모두의 이익을 위해 (민주노총과) 연대하고 있으나 때로는 우리 조합원의 이익과 다른 회사 노동자의 이익이 충돌한다고 생각될 때도 있다"며 "안타깝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하려 한다"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집게 손동작' 사태에 대해서는 "의도를 가졌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떠나, 유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수정하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콘텐츠 제공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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