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컴투스홀딩스의 신작 '제노니아: 크로노 브레이크(이하 제노니아)'가 베일을 벗었다. 이 게임은 2000년대 피처폰 시절부터 엄지족의 사랑을 받았던 모바일 RPG '제노니아' 시리즈를 PC-모바일 멀티플랫폼 MMORPG로 재해석한 신작이다. 개발은 자회사인 컴투스가 맡았다.
제노니아는 피처폰 시절부터 게임을 즐긴 게이머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상당한 인지도를 갖춘 IP다. 이를 증명하듯 제노니아는 27일 자정 출시 이후 이용자가 몰리며 수천명대의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론칭 당일 양대 마켓 인기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매출 2위까지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앞서 출시된 제노니아 시리즈는 탑뷰 시점에 머리가 과장되게 표현되는 SD 캐릭터가 등장하는 RPG였지만 이번 제노니아에서는 6등신의 길쭉해진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제노니아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리그릿'이 작중 캐릭터의 아버지로 등장한다는 점도 원작을 즐긴 팬들의 이목을 끌 부분이다. 전반적인 만듦새는 개발진이 꽤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직접 플레이해본 제노니아는 원작 제노니아의 게임성보다는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로 표현되는 전형적 MMORPG의 모습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쪽 장르를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튜토리얼도 없이 적응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5분도 채 넘기지 않고 앱 삭제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을 만큼 호불호가 명확하다는 의미다. 다른 캐릭터를 통과할 수 없거나 타겟 탐색 등의 기능이 구현돼 있다는 건 제노니아 역시 리니지 라이크처럼 대규모 PvP에 특화된 게임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회피 기동이나 막기 버튼 등의 액션 조작이 없어 원작을 즐긴 게이머라면 전투에서 다소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간 출시된 리니지 라이크들이 실사풍 3D 그래픽을 갖춘 데 반해 제노니아는 카툰풍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은 차이다. 나름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맹목적으로 리니지 라이크의 전형을 따르지도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변신으로 인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하지 않던 기존 게임들과 달리 제노니아는 자신이 생성한 캐릭터 베이스에 의상만 달라지는 구조여서 애착이 더 형성되는 구조다.
컷신이 자주 나오는 편인데, 성질 급한 이용자가 '스킵' 버튼을 연발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머리를 썼다. 컷신을 스킵하지 않고 감상하면 1만~2만사이의 골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습관적으로 컷신을 넘기려다가도 계속해서 감상하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매출적 측면에서 수차례 검증이 된 장르의 전형인 만큼 제노니아의 흥행은 어느정도 담보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제노니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나의 제노니아는 이렇지 않아"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일 원작 팬들을 달래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간의 경험상 팬층이 두터운 IP일수록 리니지 라이크로 변주된 게임을 접했을 때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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