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네 가지로 바꾸겠다는 개정안을 내놨다. 기존에 있던 정보통신(ICT) 분야 지식과 경험이 '기업경영 전문성'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KT를 이끌 차기 CEO로서 그룹사 전체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판단인데, 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사들은 그룹 내 산업 간 경영에 대한 본질이 달라 우려된다는 반대 입장과, 전체 산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9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KT CEO 자격요건에서 ICT 분야 전문성이 제외되고 산업 전반 전문성으로 확대된 데 대해 "KT가 ICT 분야 외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건 맞지만 KT의 메인 비즈니스는 ICT 아니냐"며 반문했다. 서스틴베스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사이자 국내 유일 독립계 민간 의결권 자문사다.
ICT 분야 전문성은 KT 대표이사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격요건이라는 것이다. 류 대표는 "I음식 제조업을 했던 사람이 해당 분야에서 경영을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이를 통해 KT 대표이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와 제조업으로 갈리는데 밸류체인(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 등이 서로 다르다"며 "KT의 기본은 ICT업으로 대부분이 서비스·데이터 분야인데 (ICT 전문성을) 배제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ESG평가원은 'ICT 전문성'이 빠진 것은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에서 산업 전반 전문성으로 확대하는 의미여서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CEO의 역할은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사업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갖춘 사람이 CEO직을 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문성은 부문장 또는 비즈니스그룹장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KT 본업이 통신이어서 CEO도 통신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며 "대기업일수록 부문장이나 그룹장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있고,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이 CEO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 대표는 특별결의 수준으로 CEO를 선임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CEO 후보자에 대한 주총 의결 기준을 60%로 만들고, 연임시 특별결의 수준으로 변경한다는 부분들이 자의적으로 느껴진다"며 "주주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의미와 역할을 강화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향후 KT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KT에 따르면 CEO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기존 보통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향후 CEO 선임 시에도 신규 후보는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연임 후보는 주총 특별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2/3이상 찬성)를 통해서만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한편, 이날 KT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도 공개했다. 추천된 7인은 각각 ▲곽우영 前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現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現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前 환경부 차관 ▲이승훈 現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現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現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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