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호암상 시상식에 얼굴을 내비쳤다. '조성진 팬'으로 알려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됐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이번에 함께 나타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호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이날 오후 3시 40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선 이 회장에게 '회장 취임 후 첫 호암상 참석 소감' 등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했으나, 이 회장은 별 다른 답변 없이 순식간에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과 사회발전,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제정했다.
이 회장은 국가 과학기술 역량 육성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직접 제안하는 등 그간 삼성호암상을 각별히 챙겨왔다. 지난해에는 6년 만에 다시 시상식에 참석하며 선대의 인재제일·사회공익 정신을 계승하고, '국가 역량 강화'와 관련한 후원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또 최근에는 호암재단에 기명 기부한 사실도 드러나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호암재단이 국세청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의 총 기부금 52억원 중 2억원은 이 회장이 기부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이 회장이 유일한 기부자다. 이 회장이 실명으로 호암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한 것은 2021년 4억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삼성호암상 시상식은 과거 삼성 총수 일가가 총출동하는 연례행사 중 하나였으나,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행사장에서 총수 일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재계에선 올해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팬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삼성 총수 일가가 7년 만에 행사장에 모두 모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으나, 조성진의 불참으로 홍 전 관장도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해외 공연 일정으로 바쁜 조성진을 대신해 스승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날 대리 수상했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조성진과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이 회장과 함께 관람할 만큼 '조성진 팬'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오후 9시 반 공연이 끝난 후 홍 전 관장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함께 빠져 나갔다.
호암상 시상식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실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항상 참석해왔다. 창업주의 뜻을 기리는 의미 깊은 행사인 만큼, 삼성그룹의 중요한 이벤트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2016년에는 이 회장만 참석했고, 2017년부터는 이 회장 또한 불참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와병 기간이 길어지고, 2017년부터 이 회장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후 오너일가 중에선 이 회장만 지난해부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호암상에 대해 오너일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전 시상식에 종종 참석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사진=곽영래 기자(ra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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