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TSMC가 3나노미터(nm, 1나노는 10억 분의 1m)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정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3나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는 이사회를 열고 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5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
TSMC는 남부 타이난의 남부과학단지 내 18팹에서 아이폰용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18팹은 3~5나노 공정을 갖춘 라인이다.
이사회는 3억6천610만 달러(약 4천839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건도 승인했다.
업계에선 TSMC가 이를 발판으로 3나노 공정에서 삼성에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3나노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칩엑스 2023' 행사에 참여했다.
칩엑스는 주요 반도체 기업과 석학들이 참석해 반도체 산업 동향과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비롯해 애플, AMD, IBM, 마벨 테크놀로지,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파운드리 산업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컴퓨팅 기기를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에 당면했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와트(W)당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저전력·저지연 메모리 솔루션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GAA는 3나노 공정의 기반 기술이 되고 있다.
반도체의 구성을 이루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되는데, GAA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다.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GAA는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등 채널 조정 능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아 있는 기존 핀펫 구조보다 GAA가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정 부사장은 "삼성전자만의 GAA 기술은 높은 설계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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