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이 13년여간 이어온 '동맹' 관계가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다음 달 10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행사에서 첫 번째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일은 6월 27일로 점쳐진다.
구글의 '픽셀 폴드' 출시로 폴더블폰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한 뒤로 현재까지 8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구글이 삼성전자의 사업 영역에 뛰어들면서 양사의 동맹 관계에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첫 갤럭시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며 구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양사의 동맹은 지난해 구글의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가 출시되면서 균열 조짐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부터 스마트워치에 자체 OS '타이젠' 대신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 OS'를 적용하고 있는데, 구글이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면서 양사의 관계가 동맹에서 경쟁으로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구글은 '픽셀워치'를 내세워 웨어러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 구글은 점유율 8%를 차지,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애플이 27.5%로 압도적 1위를 이어갔고, 삼성전자는 5.9%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검색엔진 역시 협력 관계가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을 기본 앱으로 탑재해왔다. 구글은 삼성전자와의 검색엔진 관련 계약으로 매년 약 30억 달러(약 3조9천억원)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90% 이상의 점유율로 검색엔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MS가 '빙'에 챗GPT를 적용하면서 검색 엔진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월 AI 챗봇 '바드'를 선보였지만, 아직 검색엔진에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시연 당시 영상에서 바드가 오답을 내놓으면서 기술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의 위협은 구글의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검색 사업의 첫 번째 잠재적 균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검색엔진을 교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당장 검색엔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