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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량 겨우 60대"…삼성·LG, 1억원대 '마이크로 LED TV' 계륵신세


삼성, 올해 89형 출시로 라인업 확대 예고…암울한 시장 전망에 출시 시기 결정 지연
LG, 136형 판매 국가 확대 속 기대치 못 미쳐…글로벌 경기 침체·높은 출고가 '걸림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LG전자의 차세대 TV 전략이 위기를 맞았다. '마이크로 LED TV'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올해 라인업과 출시 국가를 확대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초고가 TV 수요 마저 위축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사진=삼성전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처음 공개한 89형 마이크로 LED TV를 1분기 중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현재도 출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에 빠졌다. 올해 '마이크로 LED TV' 시장 전망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마이크로 LED TV' 출하량 전망치는 ▲2023년 4천 대 ▲2024년 5만7천 대 ▲2025년 23만7천 대였으나, 올 들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옴디아가 수정한 올해 초 '마이크로 LED TV' 출하량은 약 100대였다가, 최근엔 6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전망치도 ▲2024년 500대 ▲2025년 5천800대로 크게 줄었다.

'마이크로 LED TV'는 제조 원가가 비싸 가격 경쟁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달리 번인(영구적 잔상) 걱정이 없고 100인치 이상 TV 대형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020년 말부터 주목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그 해 12월 110형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를 처음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110형의 출고가는 1억7천만원으로,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110인치 TV 화면의 넓이는 약 3.3제곱미터에 해당하는데, 면적당 가격을 비교하면 매매가 50억원을 넘나드는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의 평당 가격보다 비싼 수준이다.

이 탓에 현재까지 판매된 제품 수는 수백 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옴디아가 집계한 수치로는 '마이크로 LED TV' 패널 기준으로 지난 2021년 50대, 2022년 40대에 불과했다. 세트 기준으로는 더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각에선 각종 전시나 매장 진열, 샘플 제작 등에 사용되는 수량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 판매된 삼성 '마이크로 LED TV' 제품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 확대 전략도 암초에 부딪혔다. 당초 지난 2021년에 90인치대와 80인치대 제품의 추가 출시를 계획했으나, 현재까지도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는 89형을 비롯해 99·101형도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일찌감치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등록까지 마쳤지만, 출시 시기는 계속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또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초 'CES 2023'에서 50·63·76·89·101·114·140형 등 중형급부터 초대형 라인업까지 공개하며 출시를 예고했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펜트업 수요 급감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프리미엄 TV 시장 역시 침체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베트남 공장에서만 생산하다 지난해 멕시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도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생산라인 확보가 원활해진 상황"이라면서도 "TV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데다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제품인 탓에 너무 비싸 시장의 관심은 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LG전자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 [사진=LG전자]
LG전자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 [사진=LG전자]

LG전자 역시 지난해 말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마이크로 LED' 판매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말 처음 선보인 제품은 136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는 기업용 사이니지 제품이지만 TV 운용체제 '웹OS'를 탑재해 가정용 TV로도 쓸 수 있다. 1억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가정용 TV로 출시 직후에는 여러 대가 판매돼 주목을 받았다.

이에 LG전자는 올 들어 136형 제품 판매를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으로 확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해당 제품의 전파인증을 받았지만 출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LG전자 측은 100인치 이상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마이크로 LED TV 판매에 나서면서 올해 초까진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구매 심리가 많이 떨어져 예상보다 실적이 더 저조한 듯 하다"며 "마이크로 LED TV가 상용화됐지만 수요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추기엔 단가가 너무 비싸 업체들이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고화질·초대형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데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초고가 제품을 내놓은 듯 하다"며 "이 시장에서도 최근에는 같은 자발광 TV지만 가격 부담이 훨씬 적은 OLED TV를 택하는 움직임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TV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 LED TV'의 양산 담보도 어려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이크로 LED TV'가 중국 TV 제조사들과 기술 격차를 내고 차별성을 만들어가는 좋은 품목이지만, 양산과 시장 성장성 등이 담보 되지 않아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보다는 B2B(기업간 거래)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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