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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링] 코로나19가 남긴 숙제…감염병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


"다음 팬데믹 대비해야…개인정보 수집 범위 설정·시스템 정비 필요"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 복리의 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남긴 숙제다. 역학조사로 감염병 재생산을 억제할 수 있지만 프라이버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보 수집 범위를 설정하는 등 또 다른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올해 두번째 개인정보 미래포럼이 개최됐다. [사진=김혜경 기]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올해 두번째 개인정보 미래포럼이 개최됐다. [사진=김혜경 기]

지난해 말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에게 '감염병의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을 권고했다. 감염병 의심자를 '감염병 환자 등과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모호하다는 지적과 이동 결로를 공개할 경우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이 골자다. 동선 공개 시 감염 발생 추정 장소와 방문 시간만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감염병예방법은 향후 다른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도 사회적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개인정보 미래포럼'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불거졌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최소 수집의 원칙'이 감염병 역학조사 시에도 준수되고 있냐는 것. 확진자 동선 공개 정책과 격리장소 이탈 방지를 위한 손목밴드 착용, 방역패스 등의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역학조사는 발병원인을 조사하고, 지역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 전반을 뜻한다. 팬데믹 초기에는 감염병 재생산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확진자 동선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 간 역학적 관계가 없지만 공개된 정보의 결합을 통해 개인이 특정되거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정부는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조정했다.

정우진 질병관리청 정보통계담당관은 "확진자 동선 공개는 감염병 재생산을 억제한다는 이점도 있지만 정보주체 권리가 침해되거나 불필요한 정보를 국가가 관리하는 등 남용 가능성도 있다"며 "적절한 정보 수집 범위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패스'로 불렸던 접종증명‧음성확인제도 개인정보 제공 범위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다. 감염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의 감염병 정보를 출입시설장에 제공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해 방문 시점으로부터 4주 이내 정보를 파기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정보 저장소를 최소화했다.

플랫폼기업과의 협조가 불가피했던 상황에서 민간에 제공 가능한 개인정보 범위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 담당관은 "개인 증명 정보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플랫폼사에 제공했고 방문 정보는 특수 기관에서 보관했다"며 "역학조사가 필요할 경우 플랫폼사와 특수 기관 정보를 매칭해 정보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필요한 정보는 정제·표준화 작업을 거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는 삭제하거나 통제했다는 것이 정 담당관의 설명이다.

그는 "감염병별 표준화를 통해 불필요한 수집 항목을 제거하고 고유식별번호 없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 처리를 최소화하는 등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방역 목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비식별화해 연구 목적으로 제공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시국을 되돌아봤을 때 백신 접종 전까지는 확진자 동선이 필요한 정보였지만 어느 시점 이후로는 모든 정보를 활용하기도 벅찬 상황이었다"며 "역학조사 과정에서 필요했던 정보와 필요하지 않았던 정보가 무엇인지 평가를 실시한 후 꼭 필요만 정보만 수집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병일 진보넷 대표는 "출입명부 작성 의무화도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됐다"며 "감염병 예방 목적으로 수집된 정보 가운데 삭제 대상 정보와 연구목적으로 관리되는 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식 이산링크스 대표는 "정보 수집보다는 모든 정보를 외부에 공개했던 것이 문제"라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집이 아닌 오히려 공개 범위를 제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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