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게임주들의 중국 판호 모멘텀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외 게임(중국 기준)에 게임 서비스를 내주는 외자판호가 1년 5개월여째 발급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판호는 게임 서비스 허가권이며 외자판호는 외국 게임사, 내자판호는 국내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다.
곤란에 처한 국내 게임사들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자사 지식재산권(IP)을 중국 게임사에 제공하는 방법 등을 통해 로열티 수익 기반으로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국내 게임으로 홍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콘솔 게임 출시 전략이 제대로 된 생존 전략이라고 평하고 있다. P의 거짓(네오위즈), 붉은사막(펄어비스), 칼리스토 프로토콜(크래프톤), TL(엔씨소프트) 등 콘솔·PC·모바일을 아우르는 대작의 성공 여부가 국내 게임사의 성장 모멘텀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판호 발급 기관)는 지난 2021년 6월 28일을 끝으로 외자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내자 판호도 2021년 8월 국정 정부의 미성년자 셧다운제 강화 등을 내세우면서 약 8개월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내부 정책 기조가 게임을 ‘독’에서 ‘미래산업’으로 바꿔 가는 가운데 내자판호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달 들어 중국 게임사 넷이즈의 ‘NWJ: Return’에 관한 판호 발급이 승인 되는 등 넷이즈, 텐센트 등 현지 대형사 게임 내자 판호 발급까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중소 게임사를 넘어 대형사까지 규제 완화가 진행된 셈이다. 반면 해외 게임사 차별(외자 판호 발급 중단)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게임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모바일 보다 북미와 유럽에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PC·콘솔 시장에 집중하는 사업 전략으로 성장 모멘텀을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를 이끄는 게임 산업의 특징을 고려했을 때,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23년 또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PC·콘솔 시장에 집중하는 사업자 위주의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은 과거 엔터·드라마 산업이 그러했듯 국내 게임업체가 글로벌 플랫폼에 편입되며 시장 확대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높아진 콘솔 보급률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블리자드 인수 등)에 기인해 국내를 비롯해서 글로벌 PC·콘솔 시장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동안 플레이스테이션(소니)과 Xbox(MS) 합산 콘솔 기기 신규 보급량은 약 5천만대에 달했다. 특히 게임 시장이 앞으로 다음 스텝으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로 넘어가고 있으며, 게임 하드웨어 스팩이 PC·콘솔 플랫폼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PC·콘솔 게임 관련 시장 규모도 북미·유럽·아시아(중국 제외) 등을 중심으로 무시 못할 수준이다. ‘게임 스포트라이트 2022년 리뷰’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2220억 달러(한화 약 300조원)로 예상되며 모바일 1360억 달러(184조원), PC 400억 달러(54조원), 콘솔 420억 달러(56조원) 수준이다.
모바일과 PC 게임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정체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20년 558억2천600만달러(약 75조원)에서 2023년 687억2천300만달러(약 9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3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콘솔은 20% 이상의 성장율을 보여줄 것”이라며 “2022 지스타에서 관찰된 확장성은 콘솔로의 기기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시 일정의 확정(칼리스토 프로토콜), 게임쇼에서의 수상 성과(P의 거짓)에 따른 콘솔 게임 출시 전 발생할 수 있는 모멘텀은 대부분 지나간 상황”이라며 “다시금 주가 모멘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준비한 기대작들이 매출 성과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희석 연구원은 두 게임의 흥행 여부를 두고 두 회사의 주가 뿐만 아니라 타 게임사들의 밸류에이션과 사업 방향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글로벌 성과를 보여주며 흥행에 성공한다면 모바일 게임으로의 성장성에 한계를 느낀 타 게임사들의 콘솔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두 회사가) 실패한다면 업계 전반의 콘솔로의 확장 스토리는 늦어질 것”이라며 “콘솔 기대작을 준비 중인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등 후속 주자들의 신작 모멘텀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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