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SPC그룹이 연이은 안전사고와 불매 운동,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제빵 공장(SPL)에서 지난 15일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13일이 지났지만 SPC 그룹에 대한 비판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SPC그룹이 진정성 있는 대책과 사과의 목소리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SPC그룹의 비상식적 대응에 상황 나아질 기미 안 보여
불매운동의 불씨를 당긴 건 SPC그룹의 안일한 대응이다.
SPC그룹은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사고 장소만 흰 천으로 가린 채 옆에서 작업을 이어나갔다. 사고를 목격한 직원 역시 바로 일에 투입됐다.
사고가 발생한 평택공장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자 17일 직원 10여 명을 SPC 계열 대구 공장으로 출장을 보내기도 했다.
사망한 직원의 장례식에 조문객 답례품 명목으로 자사의 빵 두 박스를 보낸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자 SPC그룹은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공식 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사적인 안전진단 시행 ▲안전경영위원회 설치 ▲안전관리 인력과 역량 강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23일 SPC의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 성남 공장에서 손가락 끼임으로 인해 절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기업이 직원의 안전 보다 사업 이윤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단체인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자 공동행동 문병호 간사는 "회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안전 부문에 1천억원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직원들은 체감하지 못했다"라며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다거나 공장 노동자들에게 공식적인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이어 문 간사는 "현재 사고가 발생한 기계와 비슷한 기계들이 공장에 많이 있는데, 안전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작업 속도를 늦춰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며 "야간에 휴식시간을 10분 늘리고, 전체 노동 시간도 좀 줄인 것은 맞지만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주문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 "SPC 빵 안 먹는다"…개인에서 기업으로 번지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연이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SPC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SPC그룹의 계열사 목록과 제품 구별법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에 활발하게 동참 중이다.
불매 운동이 개인을 넘어 기업으로 확대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몇몇 기업이 기존 구매하던 SPC 계열 제품을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면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오는 31일부터 간식 납품업체를 SPC에서 롯데제과로 변경하겠다고 내부 공지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사고 발생 이후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매출액은 20~30% 감소했다.
SPC 멤버십 이용자 수 역시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불매 운동 확산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점주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선다. 지난 21일부터 가맹점이 유통기한 안에 판매하지 못한 빵 13종에 대해 본사 반품을 허용했는데 28일 35종으로 대폭 확대됐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외에 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파스쿠찌 등 타 계열 브랜드 가맹점에 대한 지원 조치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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