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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후 보폭 넓힌 이재용, 삼성 회장 취임 결단 내리나


복권 후 非전자 계열사까지 잇따라 방문…회장 취임 시기 두고 이달 말·내달 관측 많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5일부로 취업제한에서 풀린 지 두 달을 맞는 가운데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비(非)전자 계열사를 잇따라 챙기면서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자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솔솔 나오고 있다.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이다.

이 부회장이 이날 찾은 제4 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이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이곳에 약 2조원을 투자하고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4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 리터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또 삼성은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천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제2 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medicine), 바이오(biologics)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오는 1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 회의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기 준법위는 올해 2월 출범했는데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찬희 준법위원장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번 회의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복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 부문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준법위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준법 경영 의지를 다시 드러냄과 함께 회장 취임에 앞서 사전 인사를 겸하는 것 아니겠냐"며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회장 취임 시기가 임박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은 1991년 부장 직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2001년 상무보에 선임되며 임원에 올랐고, 2012년 12월 44세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의 폭 넓은 경영 행보가 이어지자 올해는 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을 연이어 찾았다. 특히 이 부회장이 금융 계열사 임직원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해외 기업과의 접촉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보름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쳤고, 최근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 ARM과의 협력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바이오 공장까지 방문하면서 그룹의 주요 사업장은 모두 둘러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회장 취임을 앞두고 리더십을 다지는 듯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까진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 등에 맞춰 취임하거나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오르면서 회장 직함을 다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를 계기로 '뉴 삼성' 비전과 관련한 특별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회장 취임을 선언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사법 리스크를 고려하면 등기 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재판에 출석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은 다소 불안한 감이 있다"며 "이 부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이미 경영 전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굳이 회장 직함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일단 그룹 차원의 위기 대응과 대형 인수·합병(M&A) 등 주요 현안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며 후일을 도모하는 게 더 나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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