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이 아이폰14 신제품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을 내세웠다. 환율 영향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애플의 '한국 홀대론'이 다시금 불거지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 등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애플 마니아들의 '변심'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Z플립3로 아이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바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4 시리즈의 출고가는 기본 모델 799달러, 플러스 899달러, 프로 999달러, 프로 맥스 1천99달러부터 시작된다.
당초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인해 아이폰 신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전작과 동일한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됐다. 애플은 인플레이션에도 비용 효율을 통해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격은 기본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원, 프로 맥스 175만원부터다. 가장 비싼 프로 맥스 1TB 모델은 250만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원·달러 환율 급등을 감안하더라도 인상 폭이 과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최근 환율이 1천38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 모델은 110만원, 플러스는 124만원, 프로는 138만원, 프로 맥스는 152만원 정도가 돼야 한다.
부가세 10%를 포함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상 미국에서는 지역마다 판매세가 달라 소매가에 판매세를 제외하는데, 한국의 경우 판매가에 10%의 부가세가 포함된다. 부가세를 감안해도 한국에서의 기기 가격은 2~11% 비싸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공개한 신제품 가격을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바 있다. 국내에서 갤럭시Z폴드4는 199만8천700원으로 전작과 같았고, 갤럭시Z플립4는 135만3천원으로 전년보다 9만9천원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이 새로 공개한 폰은 작년보다 더 많은 특징을 갖고 있지만, 가격은 작년과 같은 수준"이라며 "올해 물류와 생산 및 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다른 테크 회사들은 가격을 인상해야 했지만, 삼성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폴더블폰 시장 확대와 가격 경쟁력 등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 변화가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1%, 애플은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 삼성전자가 18%, 애플이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격차가 벌어진 모습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7%, 애플은 22%의 점유율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는 67%, 애플은 22%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모바일 사업을 정리한 LG전자의 고객층을 삼성전자가 모두 흡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세를 감안해도 애플의 가격 인상은 과다하다"며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판매 가격을 동결했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가격을 소폭 상승한 데 비해 한국 시장에서는 '고가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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