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스마트폰에 내장된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서비스를 본격 도입키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에 발맞춰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Z4' 시리즈에 이를 적용한다. 스마트폰 1대로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통신사에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 대한 사양과 국내 출시 일정 등을 공유하며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e심은 유심처럼 가입자 정보를 담은 인증 모듈로 통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칩으로, 물리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유심과 달리 스마트폰 안에 내장돼 있다. QR코드 등을 통해 통신사의 프로그램 파일을 내려받기만 하면 개통되고, 비대면·온라인으로도 개통이 가능해 편리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현재 통신사 유심 판매 가격은 7천700원이다. e심을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단말기 교체 시 별도의 유심 구매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유심과 e심을 다 이용하는 '듀얼심'도 가능해진다. 해외에선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도입할 정도로 e심이 활성화돼 있는데 이는 '듀얼심' 덕분이다. 특히 미국, 중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는 지역마다 통신사별 서비스 품질에 차이가 나서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듀얼심을 많이 쓴다.
국내에선 9월부터 '듀얼심'을 통해 스마트폰 1대로 2개의 요금제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로 다른 2개 이동통신사 회선을 사용할 수도 있다. 1개 이통사와 1개 알뜰폰 회선, 2개 알뜰폰 회선 등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2개의 번호를 위해 2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것을 1대로 줄일 수 있어 단말기 구입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 상용망과 5세대 이동통신(5G)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특화망 중심 기업 간(B2B) 서비스 활성화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 기능을 탑재했으나, 그동안 해외향 제품에만 적용해왔다. 국내에선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아 e심을 제외하고 단말기를 출시해 왔다. 국내 출시 '갤럭시' 스마트폰에 e심이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국내에 출시한 '아이폰12·13' 시리즈에 e심이 포함돼 있어 제도가 활성화되면 즉시 e심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맥루머 등 외신들은 애플이 올해 신작부터 e심으로만 구현되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선 통신사가 e심 도입 시 유심 판매 감소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가입자 이탈 등을 우려해 관련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움직임으로 다른 업체들도 국내에서 e심 적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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