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수장인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DSR동에서 진행되는 DS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주재한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전략협의회에 나선 것은 4년 만으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는 스마트폰, TV, 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부문이 회의를 진행했다. DS부문은 회의 첫날인 지난 27일 사업부별 간담회를 진행한 후 이를 토대로 이날 경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에는 본사 부문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선 판매 확대 전략과 관련된 것만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3나노 양산이나 수율 등 기술적인 내용은 회의에서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회의에선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많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이후 곧바로 긴급 사장단 회의가 진행됐던 만큼, 당시 논의됐던 '차세대 기술 개발'과 관련한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경 사장이 이 자리에서 직접 공유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장단 회의를 통해 논의됐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별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이번 전략 회의에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 전략을 논의한다고 하지만 최근 이 부회장이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던 만큼, 이에 대한 전략도 함께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주 DX부문이 다뤘던 공급망관리(SCM)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을 DS부문도 함께 다룰 것으로 봤다. 또 올해 하반기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상황을 전망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 확대 방안, 파운드리 글로벌 신규 수주 확대 방안, 중장기 기술 개발 로드맵, 국내외 투자 계획 실행 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실적 타격이 있을 시 전사적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 DS부문 매출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74%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하반기를 기점으로 D램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 정반대의 전망이 나오면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전 수요 악화의 영향으로 전체 D램 재고가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3~8% 하락할 것으로 봤다. 2분기 0~5% 낙폭보다 확대된 전망이다. 서버용 D램 가격 전망은 동일했으나 모바일용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2분기 3~8% 오를 것으로 본 반면 3분기 가격은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장용 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 클라이언트SSD 등 모바일·PC·노트북과 같은 일반 소비자 메모리 가격 전망이 2분기 3~8% 상승에서 3분기 3~8% 하락으로 바뀌었고 기업용 가격도 상승폭을 줄였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확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5개년 수주잔액이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며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조했지만, 시장에선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논란 등으로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의구심을 놓지 않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올해 1분기에 더 벌어졌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의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6.3%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업계 1위 대만 TSMC는 점유율이 52.1%에서 53.6%로 늘었다.
일각에선 3나노 공정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쯤 세계 최초로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을 공개 발표할 예정이지만,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 TSMC에 다소 밀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삼성전자의 3나노 미세공정 시험수율이 10%에서 20% 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30% 이상으로 올라온 것으로 들었다"며 "TSMC가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3나노 고객을 유치했다고 공개한 상황에서 삼성이 얼마나 주요 고객사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상반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두 자릿수로 고성장세를 보였으나, 올 하반기부터는 한 자릿수로 꺾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대비 7% 하향한 59조2천억원으로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 사장이 최근 유럽 출장을 떠나 현지에서 많은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미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시장 내 기대감도 떨어진 상황에서 경 사장이 '기술 리더십'과 함께 시스템반도체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번에 강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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