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당내 '서해 공무원' TF 출범…"與 정략적 주장에 대응 결심"
유족, 우상호 만나 '대통령기록물' 공개 촉구…"원론적으론 반대하지 않아"
여야 갈등은 계속…"국방부·해경 자료 공개를" vs "野 국정조사 특위 참여해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7일 당내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시작으로 최근 논란이 되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월북 판단' 의혹에 대한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
이날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건 당시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청하는 서해 공무원 사건 유가족을 만나 "자료 공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같은날 TF 소속 윤건영 의원은 당시 국방부와 해양경찰청 조사자료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이 주장하는 국회 국정조사 특위 설치에는 선을 그으면서 서해 공무원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 정식으로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관련 TF가 설치됐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TF는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을 단장으로 황희, 윤건영, 김병기 의원이 활동한다. 황 의원과 윤 의원은 각각 문재인 정부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다.
우 위원장은 전날(26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이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지나치게 정략적인 주장과 사실 왜곡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대응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TF를 조직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서해 공무원 사건 유가족 대표인 이래진 씨(피해자의 형)와 법률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국회를 찾아 우 위원장을 만났다. 유족 측은 우 위원장에게 ▲ 사건 당시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 ▲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명단 ▲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해경·해양수산부 사이에 오간 보고·지시 자료 등의 공개를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이 7월 초까지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직무유기·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의 대통령기록물 공개 요청에 대해 "국가안보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 이상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자료가 공개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보공개 범위에 대해서는 TF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히며 여지를 뒀다.
이날 유족과 우 위원장의 면담 중에는 잠시 거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우 위원장이 회담의 공개를 요청하는 유족 측의 요청에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라고 답하면서다. 김 변호사가 이에 항의하자 우 위원장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공무원 사건 TF 소속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족 측과 국민의힘이 원하는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보다는 해경·국방부 측 조사자료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3분의 2 이상 동의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대통령기록물보다 해경과 국방부 측 자료를 보는 것이 빠르다고 주장하며 여당을 향해 "계속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운운하는 것은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정치적 공세가 목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족 측과 함께 당시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단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서해 공무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를 설치하자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여야 합의로 특위를 구성하면 국회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기록물 공개도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을 향해 "여야 모두 자체 조사단의 진실규명 목적이 같다면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위 구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우 위원장은 전날 "남북관계 특위처럼 큰 국가적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특위를 만든 적 있지만, 특정 사건 하나로 특위를 만드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밝히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원(院)구성 협상도 진전되지 않는 마당에 특위 설치가 현실성이 있겠느냐"며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여당의 노림수"라고 혹평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