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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전면철거 초강수에 시공권 방어 '성공'…회생 발판 삼나


이문3구역·잠실진주 등 시공권 지켰다…다만 아이파크 비토 움직임 '여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전면 철거라는 결단을 내린 가운데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아이파크 보이콧 활동에 시공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회생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여전히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처벌이 남아 있어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이문3구역 재정비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조합이 HDC현산을 컨소시엄에서 배제하는 안건을 투표에 붙였지만, 부결됐기 때문이다. 조합은 HDC현산이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조합원은 HDC현산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6월 HDC현산이 담당하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6월 HDC현산이 담당하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이문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에 지하 6층에서 지상 41층의 25개 동, 총 4321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HDC현산은 GS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 2018년 해당지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앞서 HDC현산은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시공권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말 시공단 계약해지 안건 총회를 개최하고 해당 안건을 논의한 결과 HDC현산의 시공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사업은 1천507가구를 2천678가구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HDC현산은 ▲울산 남구 신정4동 B-07구역 재개발 ▲노원구 상계동 상계1구역 재개발 ▲강북구 미아동 미아4구역 재건축 등의 시공권도 지켜냈다.

이들 조합이 HDC현산과의 계약을 유지하기로 한 배경에는 시공사 교체로 인한 부담과 비용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의 입주가 밀리는 데다 추가 분담금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조합이 선정한 기관을 통해 안전진단을 진행하겠다는 HDC현산의 전략도 유효했다.

이와 함께 HDC현산은 화정 아이파크 전면 철거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 4일 이번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8개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건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HDC현산은 최소한 3천7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떠안게 됐다.

하지만 정 회장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기업가치 회복이 어려워지는 데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전면철거 재시공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 안전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다만 HDC현산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아이파크 비토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시민공원촉진3구역과 대전 숭어리샘 재건축에서 시공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앞두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는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전담조직을 구성해 행정처분을 내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HDC현산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HDC현산은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DC현산은 광주 사고 이후로도 영업적자는 아닌데다가 재무상태도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면서도 "회사가 쓰러질 일은 없으나 영구적 사업가치 훼손으로 인해 사업 규모가 작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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