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관련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2차전지용 고체 전해질 수요는 2025년 350톤, 2028년 1만7천500톤, 2030년 7만6천 톤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 규모로는 2025년 1억4천100만 달러(2천억원)에서 2030년 38억 달러(4조6천억원) 수준으로 올해 1천200만 달러(145억원) 보다 3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대기업 3사의 경우, 고체 전해질 수요가 2023년(5톤)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해 2025년 70톤, 2030년 1천368만 톤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해질을 기존 전지처럼 액체가 아니라 고체화한 것이다. 화재 위험이 거의 없는 데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속도도 빠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전기차 생태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고용량·고출력(고전압)·대용량 리튬이온 2차전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형 리튬이온 2차전지의 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최근 일본, 미국, 중국에서도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고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삼성SDI가 선두에서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경기도 수원 SDI연구소 내에 6천500㎡ 규모의 전고체 전지 파일럿(시범생산) 라인 착공에 들어갔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착공한 회사는 삼성SDI가 처음이다.
삼성SDI는 파일럿 라인을 중심으로 2023년 소형 배터리, 2025년 중·대형 배터리의 전고체 관련 기술 검증을 마치고, 공법 등을 결정해 2027년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 전해질은 폴리머·산화물계 전해질에 비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쉽고, 급속 충전을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 황화물계 전해질 소재 설계와 특허를 확보한 삼성SDI는 기술 검증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황화물계가 이온전도와 안전성이 높은 것과 달리 수분에 취약해 개발·생산이 어려운 반면, 고분자계는 이온전도는 낮지만 생산이 비교적 쉬워 상용화에 유리한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온전도가 낮은 고분자계 전고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분자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을 혼합한 하이브리트 형태의 반고체 전해질 등도 개발 중이다.
SK온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 들었다. 지난해 10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3천만 달러(약 353억 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측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지난 1월 고체 전해질 분야의 세계 석학으로 꼽히는 미국 조지아 공대 교수와도 협업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SNE리서치는 "전고체 전지 생산은 일본 토요타 등과 한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미국, 유럽 업체들도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고체 전지 시장이 IT 시장 중심으로 2025년을 기점으로 커지기 시작해 2027년 전후 전기차(xEV)에 본격 사용되면서 개화가 예상된다"며 "한국 주요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차세대 2차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고체전해질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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