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구리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를 재료로 삼는 전선 업계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해 매출 확대를 노릴 수 있어서다.
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현물가격은 톤당 1만426달러다.
구리 가격은 코로나19 이전 4천~5천 달러에 거래되다가 2020년부터 상승세가 이어져 지난해에는 평균 9천 달러까지 올라갔다.
올들어선 지난 1월 초 9천 달러대를 기록하다 2월 1만 달러를 넘어섰고, 지난달 9천 달러대로 주춤하다 싶더니 이달들어 다시 1만 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구리 값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전기차 확대 등으로 향후에도 계속 뛸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구리에 대한 녹색에너지 수요는 2020년대에 걸쳐 연평균 20% 증가할 것"이라며 "2030년 말까지 구리에 대한 녹색에너지 수요에서 풍력에너지가 20%, 전기자동차가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계에 구리 값 상승은 호재다. 구리는 전선 생산의 핵심 원자재로 원재료비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전선업체는 일반적으로 납품계약을 할 때 원재료 가격대에 맞춰서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에스컬레이션이라는 조항을 넣는다.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 판매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전선 업체의 매출도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전선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구리 값이 지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해 매출 신장이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두 전선 업체의 올해 수주 실적도 1분기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3월 초까지 북미 지역에서 초고압 전력망 등 약 1천900억원에 이르는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법인 설립 후 가장 높은 수주고를 올린 지난해 연간 수주액(약 2천800억원)의 3분의 2를 넘어선 규모다. LS전선도 3천550억원 규모 미국 해상풍력 케이블을 수주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별 현지 시장에 맞춘 신사업을 추진하고, 독자적 사업역량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동·서부 지사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올해 수주 규모는 지난해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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