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가 지진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진 같은 재해까지 발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지난 16일 지진으로 반도체 공장 2곳의 생산을 일시 중지했으며 또 다른 공장에서는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 이중에는 전 세계로 자동차 반도체를 공급하는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도 포함됐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을 하는데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제품의 수율(양품 비율)을 위해 설정해 놓은 수치들을 다시 조정하고 제작하던 반도체 원판(웨이퍼)도 전량 폐기해야 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세계 차량용 반도체 3위인 르네사스가 생산 차질을 빚게 되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르네사스는 공장 가동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NXP,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고, 르네사스는 화재로 생산을 중단했는데 올해도 악재가 터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봤는데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지진에 전쟁까지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반도체 공급난을 악화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네온가스의 70%, 크립톤의 40%를 공급하는 국가인데 이번 전쟁으로 생산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은 전쟁에 대한 우려로 이미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전자부품 판매업체 솔센진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주문 리드타임(고객 주문부터 납품하기까지 소요시간)은 지난해 10월 대비 평균 15주 길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전용 제품이 많고 사용되는 양도 늘고 있어 공급이 부족한데 통제하기 힘든 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자동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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