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전자기파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술이 선보였다. 생체분자마다 서로 다른 고유 진동을 분광장치로 판별해 바이러스를 특정하는 기술이다. 실용화될 경우 신속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감염병 전파를 차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민아, 송현석 박사 팀은 테라헤르츠(THz) 메타물질 센서를 이용한 새로운 타입의 고감도 비표지식(Label-free) 진단 마커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감염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 단위체를 판별해 냈다.
현재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검출법으로는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가 있다. PCR검사는 정확성이 높으나 4시간 이상의 긴 검사시간이 소요되고, 신속항원검사는 검출시간이 20분 내로 짧지만 정확도가 낮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주파수 대역이 매우 넓어 생체분자의 고유 진동에 민감한 분광법에 활용할 경우 DNA, 아미노산, 단위체와 같은 생체시료들의 미세한 고유 정보 및 차이점까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낮은 신호 대 잡음비, 신호 증폭기술의 부재, 극저온 측정환경 등을 극복해야 한다.
KIST 연구진은 테라헤르츠 전자기파의 특정 대역 신호를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활용해 시료의 고유 정보가 반영된 테라헤르츠 광신호를 미량에서도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생체 분자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우선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우수한 흡수율을 갖는 아미노산을 특정한 후, 해당 신호를 증폭할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그리고 테라헤르츠 신호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메타물질 표면에 시료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후 시료의 광학 상숫값을 분석함으로써 수 분 이내로 단위체를 검출하고 전하량, 극성, 소수성 지표와 같은 시료의 특성과 양을 추론할 수 있었다. 또한, 아미노산 단위의 변화를 감지해 유사한 구조를 갖는 변이 바이러스들을 특정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었다.
SARS-CoV-2가 포함된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속(genus) 바이러스들은 82% 이상의 유사한 아미노산 배열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영역에서 유사성이 높은 2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두 쌍의 단위체들을 준비하고,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우수한 흡수율을 갖는 류신(leucine)과 아스파라긴(asparagine) 아미노산의 신호를 증폭할 메타물질들을 개발했다. 제작한 메타물질은 일정한 주기를 가진 비대칭성 나노갭들로 구성됐으며, 나노갭의 길이를 조절해 공진주파수를 바꿀 수 있다. 또한, 입사 편광에 따라 센서 동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광 손실이 적은 투과형 테라헤르츠 시스템을 구성하여 시료 검출의 민감도를 향상시켰다.
서민아 박사는 "테라헤르츠 분광법과 메타물질을 이용해 유사한 아미노산 구성비를 갖는 단위체들의 판별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들로 인해 방역 활동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발생할 전염병과 그 변이들을 추적하는 진단 기술 개발에 테라헤르츠 분석법이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특히 "공기중 바이러스 포집 기술과 결합할 경우 공항 검색대 같은 곳에서 특별한 검체 채취 작업 없이도 바이러스 유입을 파악하고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상위 국제 학술지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 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 Detection and discrimination of SARS-CoV-2 spike protein-derived peptides using THz metamaterials
◇저자 : 이수현 박사후연구원, 이연경 박사과정(이상 공동제1저자), 송현석 선임연구원, 서민아 책임연구원(이상 공동 교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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