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포스코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 비용으로 약 40조원을 예상했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소환원제철 전환 비용 관련 질의에 "고로(용광로) 매몰비용이 5조~10조원, 신규 투자비용이 20조~30조원 정도 될 것"이라며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하기 위한 총비용은 30~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로 수명이 15년인데 이 시기에 맞춰 한기씩 교체해 나가는 게 목표로, 11기의 고로를 15년에 걸쳐 개수하면 1.5~2년 마다 고로를 바꾸게 된다"며 "이렇게 해나가면 제철산업 경쟁력을 지켜나가면서 교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철을 생산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석탄과 철광석을 녹이는 공정이 없어진다. 따라서 고로를 비롯해 석탄을 용광로에 넣기 알맞은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 코크스공장 등 부속설비 등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 포스코는 이러한 고로·설비 매몰 비용과 신규 설비 투자 비용이 40조원가량 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론의 장도 마련했다.
이날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관련 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고, 공동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HyIS 2021 국제 포럼(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과 근접한 '파이넥스'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환원제로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한다.
포스코는 이번 포럼에서 파이넥스 유동환원로를 기반으로 한 '하이렉스(HyREX)' 기술을 공개하고, 해당 기술의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철강사, 전후 산업과의 글로벌 공동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수소환원제철은 제철 역사를 새로 쓰는 혁명적 기술이고, 개발 과정에서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인류 공영 측면에서 철강사들이 협력해 역할을 분담하고, 포스코 내부적으로는 파이넥스 유동환원 기술을 우리가 일정 부분 플랫폼 기술로 내놓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수소환원제철은 기술적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니 검증절차가 필요하고, 실증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야 하는데 공정 전환에 따른 시간과 자금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는 세계철강협회를 비롯해 전 세계 10개 철강사, 3개 원료사, 3개 철강협회, 수소 관련 2개사, 엔지니어링 5개사 등 총 29개 기관이 참여한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