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차 캐스퍼가 경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캐스퍼의 돌풍과 함께 기아 레이의 역주행도 주목받는다.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의 '양강구도'가 캐스퍼와 레이로 대체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9일 경형 SUV 캐스퍼를 공식 출시한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만에 선보이는 경차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탄생한 캐스퍼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생산하고 현대차가 판매한다.
캐스퍼는 지난 14일 시작된 얼리버드 예약(사전계약) 첫날에 1만8천940대를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예고했다. 캐스퍼의 사전계약 1만8천940대는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생산 물량인 1만2천대가 하루만에 '완판'된 셈이다. 이후로도 사전 계약이 이어지면서 연내 생산 목표의 2배가 넘는 2만5천여대를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라 공식 출시 이후의 판매량에 관심이 쏠린다. 캐스퍼가 생산되는 광주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캐스퍼 사주기 운동을 추진하며 흥행몰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캐스퍼의 인기와 함께 기아 레이도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차 시장은 모닝과 스파크의 양강구도가 이어져왔다. 하지만 올해는 레이가 모닝과 스파크를 제치고 경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레이의 올해 1~8월 누적판매량은 2만3천657대로 모닝(2만3천652대)과 스파크(1만3천746대)에 앞서 있다. 레이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0%로 상승하는 동안 모닝(-17.3%)과 스파크(-25.1%)의 판매량은 뒷걸음질 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캐스퍼와 레이의 인기로 침체돼 있던 경차 시장에 대한 부활 기대감도 높아진다. 지난 2012년 20만대에 육박했던 국내 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9만7천여대로 급감했다. 내수 판매비중은 17.3%에서 5%대로 급감했다.
새로운 모델의 부재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SUV 열풍 속에서 소형 SUV가 경차 수요를 대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U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퍼 등장은 경차 시장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현대차는 캐스퍼를 새로운 엔트리 SUV로 내세웠고, SUV를 고려하고 있던 고객을 흡수하는데 성공한 걸로 보인다.
경차 최초로 전 트림에 첨단안전기술을 적용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잠재웠다. 더불어 현대차 최초로 D2C(고객 직접 판매) 방식을 도입해 온라인 판매에 나선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아 레이의 역주행도 SUV 수요를 일부 흡수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박스카 형태의 레이는 경차의 경제성과 함께 비교적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박 문화와 함께 SUV 인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춘 경‧소형 SUV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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