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케이블TV방송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콘텐츠 공동 제작이 각 사의 경영 안정화와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촉진하는 긍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중소 PP는 공동 제작을 통해 제작비 부담을 낮추면서 편성권을 확보할 수 있고, 케이블TV는 ESG경영을 실천하는 사례가 된다는 것. 이는 또한 케이블TV업계의 상생 모델을 수신료 이슈에서 콘텐츠 이슈 차원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는 분석이다.
9일 국내 최대 규모 콘텐츠 종합 전시회 '광주에이스페어'에서 열린 케이블TV세미나에서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프로그램 제작에서 PP-SO협력과 상생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방송 콘텐츠 산업에서 협업과 상생이 중요한 이유는 방송산업 특성상 경쟁 포화도가 높고 사업자마다 자원, 전략의 장단점이 달라 항상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협업과 상생은 방송사에게 기회의 창이자 위기의 방패"라고 말했다.
방송 프로그램 공동 제작에 대해서는 "기획, 제작 인력과 같은 핵심 자산을 가장 적게 공유해 성공을 기대하는 전략"이라며 "케이블TV방송협회의 회원사들의 경우 중소 PP사들은 부담이 적은 수준의 제작비를 분담하고, 제작 내용과 편성권(판권은 예외)을 공유하며, 여건이 나은 특정 PP나 MSO가 제작을 주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업계의 대표적 공동제작 프로그램으로는 '취미로 먹고산다'와 '팔도밥상'을 제시했다.
취미로 먹고산다는 한국직업방송 주관으로 실버아이, 시니어TV, LG헬로비전 등 총 7개사가 협업했다. 팔도밥상 플러스는 LG헬로비전 주관으로 시니어TV, 실버아이, 육아방송 등 6개사가 협업했다.
김 교수는 "제작경험이 없는 PP에는 제작 능력을 확보해 주고,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확보해 회원사에게 실질적 이익을 주는 동시에 채널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방송업계 파트너들과의 신뢰 확보를 할 수 있고, 특히 최근의 화두인 ESG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보완점으로는 업계간 이견 조율, 시청자 유인책 부족, 방송권 부여 외에 저작권 확보의 한계를 짚었다. 또한 공동 제작뿐 아니라 공동 편성과 홍보로 사업효과를 강화하고 저작권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박현우 LG헬로비전 콘텐츠제작센터장은 공동 콘텐츠 제작을 진행한 경험과 장단점에 대해 공유했다 .
LG헬로비전은 매일 오후 5시와 9시에 공동 제작한 콘텐츠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영하고 있다.
월요일 '북유럽', 화요일 '팔도밥상 플러스', 수요일 '호동's 캠핑존 골라자바', 목요일 '장윤정의 도장개기', 금요일 '우리동네 클라스'다.
일례로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팔도밥상 플러스'의 경우 제작비를 국악방송 33%, 더라이프 채널 33%, LG헬로비전 33%씩 부담했다.
여기에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를 함께 진행하며 지역 농가의 특산물 판매를 돕는다. 앞서 진행한 초당 옥수수의 경우 라이브커머스로 1시간만에 3천9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박 센터장은 "가장 큰 장점은 제작비를 나눠 적은 콘텐츠 제작비로 고퀄리티의 예능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또한 오리지널 IP(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고 톱 방송인을 확보할 수 있는 점과 홍보, 마케팅, 영업, 광고 등을 함께 할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으로는 '소통의 어려움'과 '책임감'을 지목했다. 여러 제작 주체가 참여하다보니 간접・가상 광고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대표 제작사로 참여할 경우 다른 채널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공동제작을 진행하는 데 있어 특히 IP와 영업 이익 배분, 계약서와 관련한 의견 조율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제작도 중요하지만 특히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지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성공 사례를 지속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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