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새로운 전고체(All-Solid-State) 이차전지용 음극 구조를 개발한 데 이어 양극 구조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3일 고체 전해질 없이 활물질로 이황화티타늄(TiS2)만을 사용해 양극을 구성하는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달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 에 온라인으로 등재되며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전고체 이차전지는 배터리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고체를 적용한 차세대 전지다.
고체 전해질은 가연성이 있는 액체 전해질보다 화재로부터 안전하다. 리튬이온전지에서는 구현이 불가한 바이폴라형 이차전지를 만들 수 있어 에너지 밀도 향상에도 유리하다.
전고체 이차전지의 양극은 주로 전자 전도를 담당하는 도전재, 이온 전도를 담당하는 고체 전해질, 에너지 저장을 담당하는 활물질, 이들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잡아주는 바인더로 구성된다.
전극 안에서 리튬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고체 전해질이 꼭 필요했다. 하지만 고체 전해질 구성비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활물질이 적게 들어가 에너지 밀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 포함된 복합 전극의 경우, 높은 화학적 반응성으로 인해, 용매 및 바인더 선택이 까다롭고 수분을 극도로 제어해야 하는 등 제조공정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ETRI는 고체 전해질 없이 이황화티타늄(TiS2)에 압력을 줘서 입자 간 빈틈이 없게 만든 활물질과 바인더로만 양극을 구성하는 전지 구조를 제안했다.
연구진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공동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리튬이온이 직접 이황화티타늄 입자들을 통해 원활하게 확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 활물질 함량을 늘릴 수 있어 같은 용량에 고체 전해질을 사용했을 때보다 에너지밀도를 1.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점도 확인했다. 용매와 바인더 선택이 자유롭고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극판 제조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당 활물질을 나노화하면 전기화학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면서 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존에 흑연을 기반으로 한 음극 구조를 개발한 경험과 노하우도 한몫을 했다.
이영기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음극과 양극 모두에서 활물질만으로 이온을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본 기술을 근간으로 에너지밀도를 더욱 향상할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ETRI가 주관하며 DGIST 이용민 교수팀과 공동 연구가 이뤄졌다.
논문 1저자는 ETRI 김주영 박사와 DGIST 박주남 박사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및 ETRI 기본사업(ICT 소재·부품·장비 자립 및 도전기술개발)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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