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올 여름에는 정말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이르면 7월부터 다시 열린다. 정부가 방역 신뢰 국가와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매출급락과 생계절벽을 마주했던 여행업계도 환영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이번 발표를 적극 반기고 나섰다. '안전'에 방점을 찍고 '트래블 버블' 협정 체결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 여행 상품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점차 속도를 내는데 따라 트래블 버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관리에서 상호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에 격리를 면제해 일반 여행 목적의 국제 이동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관광·항공업계 지원책을 발표하며 트래블 버블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지난 3월과 달리 트래블 버블 추진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긴 만큼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누가, 어느 나라 갈 수 있나?
정부는 그간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방역 신뢰 국가와 트래블 버블 추진 의사를 타진해 왔다.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정부는 싱가포르와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음달부터 다른 상대국과도 본격적인 합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못한 대만 등은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또, 개인의 자유여행 보다는 단체여행을 중심으로 하늘길이 열릴 전망이다. 소규모 여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 반영됐다. 정부 관계자는 "단체 여행을 중심으로 방역 안전국에 대해 직항편으로 다녀오는 여행상품을 먼저 시작할 것"이라며 "개인 여행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는 아직은 섣부르다. 단체여행보다 통제, 관리 측면에서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래블 버블 시행 초기 항공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정부에 따르면 운항 편수는 주 1~2회로 제한되며, 방역상황이 안정될 경우 방역 당국 협의를 거쳐 확대할 방침이다. 입국 규모도 탑승률을 60%로 가정할 시, 1회당 내·외국인 포함 최대 200여 명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 버블 이용이 가능한 공항도 인천공항과 상대국의 특정 공항을 대상으로 한다.
출국 전 한국 또는 상대국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해야하며,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밖에 철저한 방역관리를 위해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로 출국 전 최소 14일 간 한국 또는 상대국에 체류해야한다. 방역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가를 방문한 뒤 입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다.
◆ 여행업계 "만반의 준비 할 것"
해외여행 빗장이 풀리며 여행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매출 절벽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정부의 조치로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환영한다"며 "손님을 맞이할 수 있다는 소식에 설렌다. 정부 방침에 맞춰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여행 재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은 이날 정부 정책에 맞춘 프랑스 단체여행 상품을 내놨다.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단체여행 상품이다. 5박 7일 간 파리, 도빌, 옹플뢰르, 캉, 몽생미셸, 노르망디 지방 등을 여행하는 일정이다. 대한항공 파리 직항편을 이용한다. 특히 참좋은여행은 단 1명이라도 예약할 경우 현지로 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부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 왔다"며 "이번 프랑스 상품을 통해 코로나19를 가장 모범적으로 이겨낸 여행사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도 자사 홈페이지 내 '얼린여행' 상설관을 만들어 해외여행 상품 판매와 전 세계 여행 정보를 상시 제공하고, 백신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앞서 양국 간 공식적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 이용 가능한 '포스트 코로나 상품'을 판매한데 이어, 이날 정부의 발표에 따라 전 카테고리에 걸친 상품 선판매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양승호 인터파크투어 여행사업부 상무는 "트래블버블 추진과 맞물려 백신여행 상품도 출시하는 등 변화되는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고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모든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 여행 재개 준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여행사만 해외여행 상품을 모객하고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안전성 유지에 힘을 더할 방침이다. 단체관광 운영 여행사는 '방역전담 관리사'를 지정해 관광객 방역지침 교육과 준수 여부 확인, 체온 측정과 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지정된 여행 동선 외 다른 동선은 허용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단체여행 주관 기업들에 예방접종증명서 확인 의무를 부여해 이중 점검하고, 여행사에 방역수칙 관리·감독 의무를 부과해 이중적으로 방역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여행 안전성을 확인하고, 예방접종증명서 직접 확인 가능한 형태로 진전이 일어날 경우 개인여행 확대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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