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유료방송 업계가 CJ ENM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콘텐츠 사용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6월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7월에는 유료방송 시장 전반의 규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27일 케이블TV협회에서 열린 '유료방송업계 현안 간담회'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의체를 가동해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유료방송의 시장 정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심화 등에 따라 홈쇼핑 송출수수료, 방송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 정부가 업계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소통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다만 갈등 조율을 위해 열렸지만, 구체적인 협의 방안이 도출되지는 못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각 사업자들이 현재 위치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고, 이를 가중시키는 상대가 있는 상황이라 서로 이해를 구하는 정도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 "블랙아웃은 안돼!"…다음달로 공 넘긴 '합의'
콘텐츠 사용료 대가에 대한 유료방송 업계와 CJ ENM간 갈등과 관련해서는 "방송 송출 중단 등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된다는 점에 대해 양측이 서로 공감했다"면서 "갈등을 외부로 표출하기보다 가급적 협의를 많이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간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이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시장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부분에서 정부가 중재하거나 일부 가이드라인을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규제 강화로 접근해서 입법을 시도하거나 법에 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콘텐츠 사용료 대가 산정과 관련해서는 오는 6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운영 중인 '방송 채널 대가산정 협의회'를 열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대가산정 협의체는 현재까지 두 번의 회의를 가졌다. 첫 번째 회의에서는 협의체 출범 이유와 유료방송 전반에 걸친 현황을 공유하고 업계 대표와 전문가가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개별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현재 갈등 상황과 거래관계 이슈를 정리해 개별 사업자들의 의견을 순차적으로 듣고 있다. 내달 협의체에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 협의체 '실효성' 있을까…갈등 봉합 여부로 판가름
다만 일각에서는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사업자간 갈등이 외부로 터져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PTV 협회가 CJ ENM을 겨냥해 콘텐츠 사용료 대가 인상률이 지나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오 정책관은 이에 대해 "사적 자치가 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나서는 게 맞다"면서 "방통위 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런 절차와 상관 없이 사업자들이 정부에 요청해 양보와 타협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 제정을 통한 콘텐츠 사용료 대가 산정 기준 마련에 대해서는 "현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법안이 발의된 것이 있다"며 "이와 다르게 정부 입법을 마련할지, 가이드라인으로 할지, 사업자 합의를 전제로 개별 이슈를 해결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오는 7월 유료방송 규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는 유료방송 사업자와 PP 사업자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황큰별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 과장은 "유료방송 전반에 걸친 규제가 대상이 될 것"이라며 "방송법 개정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통령령, 고시, 가이드라인 등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내 방송 미디어 법제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 정책관은 "글로벌 OTT나 라이브 커머스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기존 미디어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상생협의체' 운영 빈도를 높이기로 했다. 반기에 한 번씩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보다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업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 정책관은 홈쇼핑 채널번호와 위치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려는 것과 관련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려는 게 아니다"며 "업계와 충분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료방송업계는,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국민의 시청권 보장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유료방송사의 낮은 번호대역에서의 홈쇼핑 채널 수에 관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채널번호 경쟁을 지양하고 대신에 시청자 권익을 더 보호하기로 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