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유족 측은 26일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처음 13장의 공식입장문을 내놓고 "우리는 소중한 정민이를 잘 보내기 위해 진실을 구하고자 한다"고 심경을 밝히며 "A와 그 가족에게는 만약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관해 어떠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을 밝혀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경찰에는 실체적 진실을 뛰어넘어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이라고 입장문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유족 측은 A와 A가족에 대한 의혹들을 열거하며 의문점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처음 정민이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A에게 일말의 의심도 갖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실종 사흘째 당일 새벽 3시37분꼐 A씨 부자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숨긴 것을 알게 됐고 이외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여러 행동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A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했을 당시 행동에 대해 "A 아버지는 주변을 찾지 않고 5시16분부터 5시34분쯤까지 같은 자리(아이들이 놀던 잔디밭 부근)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또한 "전화기를 돌려받기로 약속한 적 없는데도 A의 동선은 정민이의 집으로 가는 길목에 한정돼 있다"며 "오전 5시30분께 정민이의 휴대전화를 손에 들거나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가지고 다니면서도 정민이 어머니의 전화를 세 차례나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왜 (A는)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정민이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자신의 부모에게 부탁해 정민이 부모에게 바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나" "새벽 2시18분께 왜 A는 정민이 위에 올라타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나" 등의 여러 의문들을 열거했다.
특히 사건 당일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아이패드를 뒤늦게 따로 제출한 것에 대해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연동해 A 휴대전화의 위치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였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유족 측은 초기 경찰 대응에 대해선 "유일한 관련자인 A에 대한 조사가 늦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종 당시 아침 A의 혈중 알코올 농도, 몸의 상처, 다툰 흔적 등은 조사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의 신발, 티셔츠 등이 버려져 증거품으로 제출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울타리를 넘어 현장에 지체 없이 이동하거나 비틀거림 없이 토끼굴을 혼자 지나가는 모습 등을 미뤄볼 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영상 분석, 거짓말 탐지기,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 수사를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유족은 고인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유족 측이 고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에 대해 "정민이가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면 혼자서 한강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어서 이를 의도적으로 감출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며 다만 "경찰에서 이를 유가족에게만 알려주고 공식적으로 공표하지 않았으며 경찰로부터 익사 주검의 경우 부패 등으로 인해 혈중 알코올 농도의 수치가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어 '사고 당일 새벽 2시18분께 촬영된 사진에서 나타난 것처럼 만취상태'라고 답을 대체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은 "평소 수영복 등 장비를 갖추고 안전이 담보된 곳에서 여럿이 함께 하는 수영 외에는 즉흥적으로 바다, 강에 들어간 적 없고 평소 물을 즐기지 않은 성향"이라고 밝히며 술에 취한 상태를 감안해도 사고 당일 새벽 4시 기준 쌀쌀한 날씨에 한강을 혼자 들어갔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재학생인 고인은 지난달 25일 새벽 A씨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실종됐다. 이후 실종 닷새 만에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지난 25일 손씨가 사고 당시 신고 있던 양말에 묻은 흙의 토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육지에서 강으로 약 10m 들어간 지점의 흙의 토양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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