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가 비게임 분야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게임 이외 분야로 확장하려는 경향이 지난해에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넥슨코리아 차원에서도 NXC와는 별개로 사업 재편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일부 업체들의 지분을 매각하며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NXC와 넥슨의 한국 지사인 넥슨코리아는 지주사와 손자회사 관계다.
14일 NXC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NXC는 지난해 14개의 회사를 연결 기업으로 포함시키고 10개의 기업을 제외시켰다. 이외에도 몇몇 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청산하며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펼쳤다.
우선 NXC가 지난해 지분을 매입한 업체의 상당수는 동물사료, 핀테크 등 특정 사업분야에 집중됐다. 김정주 NXC 대표의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사가 명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자회사로 포함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탈리아의 고급 동물사료(펫푸드) 업체인 '세레레'가 있다. NXC는 자회사인 아그라스델릭을 통해 지난해 12월 세레레 지분 100%를 약 278억원에 인수했다. 아그라스델릭 역시 지난 2017년 NXC가 인수한 동물사료 업체로, 김정주 대표가 동물사료 시장에 꽂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NXC는 세레레에 대한 투자가 아그라스델릭과 같은 맥락이라는 입장이다.
NXC는 지난해 3월 'NIS 인드라 펀드'에 1천141억원을 투자해 지분 92.23%를 취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취득 목적은 '인도 금융회사 간접 투자를 통한 투자수익 획득'으로 인도 핀테크업체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다. 또 싱가포르와 슬로베니아에 지난 2018년 인수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의 지사를 지난해 설립했다. 지난 2017년 인수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역시 블록체인 업체들과 지난해 2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 운영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별도로 NXC는 최근 핀테크 자회사인 아퀴스코리아 유상증자에 50억원을 출자했고, 아퀴스코리아는 금융자산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해 암호화폐를 꾸준히 취득하고 있다. 핀테크 쪽에 지속 관심을 가지는 김정주 대표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9년부터 지분매각 작업을 진행해 오던 기업들에 대한 정리를 2020년 최종 마무리하기도 했다. 온라인 레고 거래 중개업체인 '브릭링크'를 레고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연결 범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기재됐다. 또 지난해 12월 골프장 사업을 하는 가승개발의 지분 50%를 전량 매각했다. 해당 지분은 카카오VX로 넘어갔다.
그간 김정주 대표는 NXC를 통해 비게임 산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과 '비트스탬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NXC의 투자 기업을 보면 더욱 다양한 비게임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모양새다. 동시에 사업적 시너지가 덜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매각도 진행했다.
NXC는 넥슨의 지주회사이나, 동시에 김정주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100%로 이어진 사실상 김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점에서 NXC의 행보를 반드시 넥슨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같은 사업 재편 전략이 NXC와 마찬가지로 넥슨코리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NXC는 회사 합병과 지분매각, 청산 등을 통해 10개의 회사를 연결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 중 상당수는 넥슨코리아의 자회사들이다. 지난해 불리언게임즈와 넥슨레드가 넥슨코리아와 합병됐고, 비트스탬프 일본 지사와 넥슨의 미국 스튜디오인 넥슨OC 스튜디오를 청산했다. 넥슨의 또 다른 미국 법인인 넥슨M도 지난해 넥슨아메리카와의 통합을 완료했다.
넥슨코리아는 유비펀, 네온스튜디오,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지분도 지난해 전량 처분했다. 유비펀은 PC 온라인게임 '데카론'을 개발·서비스하는 업체이며 한때 넥슨코리아의 100% 자회사였던 적도 있었으나, 지난해 완전히 별개의 회사가 됐다. 네온스튜디오 역시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로 2013년 넥슨코리아의 자회사로 설립됐으나 지난해 남은 지분을 모두 팔았다. 2016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e스포츠 콘텐츠기업인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이와 동시에 국내 펀드 3곳의 지분을 취득했고, 미국·영국·일본 등에 투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지분을 취득했다. 이는 해외 유망 기업 투자를 위한 성격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IT, 콘텐츠 업체 등 혁신 해외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펀드를 조성한 것"이라며 "신탁의 피투자자인 펀드가 넥슨코리아와 엔미디어플랫폼의 투자로만 구성돼 있어 넥슨이 실질적인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그간 '선택과 집중'을 외치며 잘 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 혹은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이 같은 기조가 지난해 지속적인 지분 매각, 법인 청산 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대대수는 회사 경영상의 이유로 진행된 통상적인 거래"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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