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동통신 시장 역시 역풍을 맞을까 우려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영향력이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삼성전자만 국산 제조사로 남게 됨에 따라 이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게 중론. 대체적으로 ▲이통시장 경쟁 축소 ▲단말 교섭력 약화 ▲알뜰폰 단말 수급 한계 ▲사후 서비스 불확실성이 꼽힌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 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동통신 업계는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구도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외산폰으로 유일하게 경쟁에서 살아남은 애플 아이폰이 뒤를 잇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를 차지하고 있다. LG폰 사용자가 동일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삼성전자로 기울 수 있겠으나 애플의 반사이익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며 제3의 제조사 진입이 어려웠던 국내 사정상 이통사들의 단말기 교섭력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한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제품을 저렴하게 수급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또한 새 제품이 출시되면 마케팅 경쟁으로 가입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이런 기회가 더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계열사인 LG유플러스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LG전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마케팅 경쟁을 해왔던 전례가 있기 때문.
알뜰폰 업계 역시 부담이다. 단기적으로는 LG전자가 재고 처리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으면서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렴한 중저가 제품 수급에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단말기 중심의 판매 전략이 알뜰폰의 생존방식임을 감안했을 때 단말 다양성의 훼손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3사와 달리 알뜰폰은 상대적으로 단말 확보가 쉽지 않은데, LG전자가 철수하게 되면 다양한 제품을 수급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판매할 수 있는 중저가 단말의 종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통사들과 LG전자는 중고폰 프로그램과 관련한 후속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중고폰 프로그램은 일정 기간 스마트폰을 사용한 후 이를 반납하면 같은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을 최대 50% 인하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더 이상 최신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되면서, LG전자와 이통사들이 사후 조치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 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신규 가입은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LG전자와 보증보험사가 함께 진행한 프로그램인 만큼, 향후 대책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신규 가입은 어렵겠지만 상호 계약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보상해주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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