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최고 수준의 5G 생태계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5G 가입자 1천300만명이 넘었고 미국・일본 등에 통신 장비를 공급할 수 있었다. 솔루션과 콘텐츠에서도 수출 성과를 냈다."(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지난 2019년 4월 3일, 한국은 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로 올라섰다. 이후 2년이 흐른 현재, 품질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생태계와 차세대 콘텐츠 분야에서도 수출 성과를 이루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밑바탕 삼아 상용화 3년차인 올해에는 '5G 융합 생태계 조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특히 5G가 국가적으로 진행 중인 한국판 뉴딜의 가늠쇠로 여겨지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보급률 1위 위엄…품질만큼은 자신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2년간 5G 품질 확보와 전국망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상용화 초기인 2019년 약 8조8천억원, 지난해에는 약 7조4천억원 등 약 16조원을 5G망 구축과 품질 개선에 쏟아 부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당초 주파수 이용계획 대비 3.1배 빠른 속도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5G 커버리지는 서울과 6대 광역시, 78개 시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발빠른 망 구축은 품질 개선에 반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기준 5G 다운로드 속도 609~796Mbps, 업로드 속도 60~70Mbps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 해 상반기 다운로드 529~789Mbps, 업로드 53~76Mbps 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5G 서비스가 불완전하다고 지적한다. 막상 잘 터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런 부분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는 내년 5G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85개시 주요 행정동, 교통망, 다중이용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에 5G 망을 연내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농어촌 지역은 이통사 간 5G 망 공동 구축을 통해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의 5G 품질은 다른 5G 상용화 국가 보다 우수하다.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터넷 연결 속도를 측정하는 미국의 리서치업체 스피드체크(Speedcheck)가 지난 3월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 측정속도, 평균 속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5G 가입 속도도 빠르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가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천여 명 중 1천366만여 명이 5G에 가입했다. 약 20% 정도가 쓰고 있는 셈이다. 비슷하게 상용화 한 미국이나 적극적으로 망 구축에 나선 중국의 5G 침투율은 각각 10% 수준인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정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GSMA 인텔리전스를 인용, 한국이 5G 이용을 주도하며 2025년 5G 보급률이 59%로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순이다.
5G 트래픽 또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G 트래픽은 월 0.3EB 수준이나 2026년에는 최소 1.6EB에서 2.9E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내수에만 강하다는 꼬리표 땐다…5G 수출 성과 '속속'
5G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삼성전자의 5G 장비 수출 사례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 5년간 7조9천억원에 이르는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이밖에도 AT&T, 스프린트, US 셀룰러와 5G·4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에서는 NTT 도코모, KDDI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1, 2위 업체에 5G 장비를 공급하게 되면서 일본 5G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게 됐다.
장비・부품 중소기업인 유비쿼스는 지난해 100억원 규모를, HFR은 350만 달러(약 39억5천만원)의 수출 실적을 냈다.
이통3사 또한 내수 시장을 넘어 5G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최대 통신사 연합체인 브리지 얼라이언스와 협력해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허브를 구축하는 등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KT는 대만 통신사 FET와 5G 서비스 공동 개발 및 콘텐츠 제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T는 5G 영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대만 진출과 5G 로밍 조기 상용화,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및 웹툰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계속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 AIS에 1114만달러(약 126억원) 규모의 5G 솔루션 및 콘텐츠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5G 관련 수출은 2019년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 일본, 대만에 이어 다섯 번째다. 누적 금액은 2천200만달러(약 248억원)에 이른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먼저 5G를 시작하면서 기술 리더십과 경쟁력 확보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발빠르게 나서지 않았다면 한국이 지금의 수준을 확보하지 못 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 5G 융합생태계 조성 가속…'최고' 도약 발판 마련
정부는 5G 상용화 3년차인 올해를 새로운 5G 도약의 계기로 삼고 세계 최고 수준의 5G 융합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다부처 협업으로 5G+ 정책협의체를 구성, 실증을 넘어 서비스를 본격화 하고 실제 확산까지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먼저 밑바탕이 되는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해 5G 투자 세액 공제율을 3%로 상향하고 등록면허세를 50% 감면을 추진한다.
5G 융합서비스 활성화는 5대 핵심서비스인 실감콘텐츠・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스마트시티・디지털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5G+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1천655억원을 투입해 실행한다. 아울러 전주기 지원을 위해 각 단계별 지원사업을 세분화 하고 사업간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 있는 5G 통신모듈・단말기 개발에는 25억원을 배정했다. 미비점으로 지적되는 28㎓ 대역 5G 망 구축 및 디바이스 확산을 위해 관련 인증・시험 인프라도 지원한다.
이통3사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발굴, 5G 융합 생태계 확장을 추진한다.
우선 선도적으로 구축한 실감콘텐츠 제작시설을 바탕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앱 가입자 300만명을 확보했고, KT는 세계 최초로 8K 화질의 VR 스트리밍 콘텐츠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2천500편 이상의 AR 콘텐츠를 제작했다.
산업분야에서는 SK텔레콤이 세계 1호 5G 산업용 솔루션인 '5G AI머신비전'을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명화공업에 첫 상용화한 후 다양한 기업과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플랜트, 스마트 유통 신규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 KT는 현대건설과 손잡고 건설 자동화를 시작했고 LG유플러스는 기업전용 5G 통신망을 구축, 스마트팩토리・항만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5G 정책 지원이 기업의 수혜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국민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를 5G 융합생태계 조성의 원년으로 삼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제 세계 최초 5G를 넘어 최고를 향해 진일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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