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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구글 갑질 방지법' 표류…결국 소비자 피해만 키운다


"수수료 인하로 본질 호도 말라"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의 국회 표류가 길어지며 업계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구글 갑질을 방지하는 법안이 하원 통과된 만큼, 우리 국회도 조속히 자국민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길어지는 구글 갑질 방지법 심사에 업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길어지는 구글 갑질 방지법 심사에 업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관련해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본질은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것이라 토로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 여당과 야당의 힘겨루기에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2소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측면도 지적된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간사 박성중)은 지난 8일 "구글이 가까운 시일 내 대·중소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수수료를 15% 이하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달리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 일동은 구글의 갑질을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여당은 "더 늦기 전에 우월적 사업자의 횡포를 방지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조성해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은 회의장 바깥에서 성명서로 입장 발표만 할 것이 아니라, 법안소위를 열고 실질적인 법안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해외에서도 관련 논의가 한창"이라며 "지난 2월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인앱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에 대한 여야 합의의 빠른 처리"를 주장했다.

◆구글 수수료 30%→15% 인하 약속, 미봉책에 불과◆

국내 IT 업계에서도 수수료율을 언급하며 결제방식 강제를 등한시하는 것은 소위 '헛발질'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정책국장은 "구글이 수수료를 30%에서 15%로 인하하는 것은 현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15%로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30%, 혹은 그 이상으로 수수료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이며, 갑질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업체들에 수수료를 높여 생태계에서 몰아낼 수도 있다"라며 "콘텐츠·앱마켓 사업자들에게 종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성인규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장 역시 "근본적인 것은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부분"이라며 "차선책이라 해도, 15% 인하가 일시적인 것이라면 미봉책일 뿐이며 차후에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수수료율 인상,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것◆

구글 갑질 방지법안 통과 불발이 곧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인다.

성인규 협회장은 "현재 웹소설과 웹툰 등이 앱을 통해 유통되면서 급격히 성장한 지 약 6년의 세월이 흘렀다"라며 "그동안 시장 영향을 고려해 판매금액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지만 인앱결제 강제로 수수료가 급격히 오른다면 판매 금액에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결국 소비자는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하니 지급을 망설일 것이고, 그러다 보면 한참 발전하는 콘텐츠 시장마저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작가들도 기존 수익에서 15~20%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선택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또한 그 것이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에서 나서주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고 있다"라며 "수수료율 상승으로 콘텐츠값이 오른다면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모두 전가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아울러 "아직 소비자들이 피부에 와닿는 게 아니라서 인지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사실을 알려 구글 갑질을 저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환 실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을 다 발의하고, 공통된 내용에 대안을 만드는 것도 협의가 된 사항인데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해 안타깝다"라며 "어떻게 보면 국민의 디지털 콘텐츠 요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민생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며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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