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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임박한 금소법에 금융업권 '혼란'…금융위 "이르면 17일 시행세칙 확정"


혼란스런 금소법에 은행권은 질문모아 금융위 전달해 답변만 기다려…금융업계, 가이드라인 없어 '답답'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품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품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은행·카드·보험·캐피탈 등 업권을 불문하고 금융권에 큰 영향을 미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오는 25일 시행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금융사 현장에서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오는 17일에 앞서 입법·행정예고했던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을 공포하고 세부적인 시행세칙을 내놓겠다는 설명이다.

◆ "금융위에 질문해도 답이 안와요"…금융업계 가이드라인없는 금소법 시행에 불만 높아져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은행, 카드,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업권 불문하고 금융사들이 법 시행에 발맞춰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

비예금상품 판매에 대해 녹취 시스템을 확보하고, 영업점 직원들의 매뉴얼을 마련하거나 상품 약관 등 여러 부문에서 변화가 있어 금소법을 실무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 은행,카드·캐피탈,보험 등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등에서 각 금융사들의 질문을 담아 금융위에 전달하고 있지만 빠르게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의 경우 회원사인 은행들의 질문들을 모아 금융위에 전달한 질문들 중 일부에 대해 1차적으로 답변을 받기는 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도 있어 금융위의 2차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된 가이드라인이 없이 금소법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은행 관계자는 "시행세칙 등이 통일이 안됐기 때문에 질의응답(Q&A) 형식으로 당국에 질문을 해서 준비하고 있어 현업부서에서는 너무 급하게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라며 "여러 은행의 의견을 맞춰야하니 당국에 질문을 해서 답변을 받는 Q&A 형식으로 진행돼 지지부진하고 답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소법에 대해 시중은행들이 아예 준비를 못할 정도는 아니고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다"라면서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해주면 좋을텐데 금융당국도 처음 시행하는 법이다보니 (가이드라인을 주기) 어렵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업권도 답답한 마음은 똑같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령이 사실상 지난주에야 관련 금융사들한테 전달됐고, 현재로서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시행령만 나오고 시행세칙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 시행일인 25일에 맞춰 관련 내부 기준을 바꾸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 금융위 "이르면 오는 17일 시행세칙 나온다"…법 시행 후에도 6개월간 계도기간 줄 계획

금융사들이 이렇게 질문을 쏟아내는 이유는 간단하다.현재 금소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은 입법예고나 행정예고 단계고 구체적인 시행세칙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을 제정할때 법에는 기본적인 법규 내용이 담기고, 시행령에 하위 법규가 담긴다. 시행령 등에 포함되지는 않는 하위 세부규정들은 감독규정, 시행세칙 등을 따라야 하는데, 이것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금융사들이 질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금소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지난 1월 주요 변경사항을 공유했다. 또 감독규정안을 지난해 12월 행정예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계획했던 일정보다는 시행령 입법예고가 늦어졌던 부분이 있다"며 "법제처의 심사 등을 거치는 데 시간이 걸려 아직 마무리가 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17일에 입법 예고했던 금소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비롯해 시행세칙을 공포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고됐던 시행령이나 감독규정, 또 시행세칙은 이르면 오는 17일에 공포할 예정이고 늦어도 25일 법시행일 이전에는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으로 입법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보통 시행령은 법 시행 전에 거의 비슷하게 공포가 된다"며 "2~3개월 여유를 두고 하기가 어렵고 다른 법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금융위는 오는 25일 법 시행 이후 6개월간 계도기간을 주기로 했다. 법 시행 초기인만큼 고의적 과실이 아니라면 금융사에게 과도하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소법은 금융사들이 규정을 보고 매뉴얼을 만들고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니 고의적으로 위반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묻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며 "법 시행 후 6개월 동안은 금소법 시행을 위한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감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소법은 자본시장법 등 개별 금융업법에서 일부 금융상품에 한정해 적용하던 6대 판매 규제를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6대 원칙은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이다.

설명 의무와 부당 권유 행위 금지 규정 등을 위반하면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금융사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위법 계약 해지 요구권'도 신설된다. 설명 의무를 위반하면 고의·중과실에 대한 입증 책임을 금융사가 져야 한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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