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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팩] 김광민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제주어 어린이 지킴이"


[케이블LIVE] 지역민 이야기 담은 즐겁고 행복한 프로그램 제작 위해 노력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은 우수한 인재들을 두루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팩(인터뷰 팩토리)'은 IT 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쌓아올린 노하우와 역량을 알릴 수 있는 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유망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소개하고 비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김광민 KCTV 제주방송 PD [사진=케이블협회 ]
김광민 KCTV 제주방송 PD [사진=케이블협회 ]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지역민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프로그램으로 담아내는 것이 지역 채널의 의무다. 그러나 또 하나, 지역민이 재미있어하고 행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김광민 KCTV제주방송 프로듀서(PD) 8일 제주어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한 지역 채널 프로그램 '벌테시대'를 선보인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벌테시대'는 어린이 3~4명이 제주 곳곳을 누비며 제주어를 찾아내고 배우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담아내는 관찰형 예능이다.

제주어로 '벌테' 즉, 말 안 듣고 장난치는 어린이들은 제주 토박이 할머니를 찾아가 함께 밥을 먹거나, 시장에서 오토미(옥돔), 지슬(감자), 마농(마늘) 등 제주어를 찾는 임무를 수행하며 제주 고유문화를 배우고, 언어를 배운다.

특히 '벌테시대'는 소멸 위기 제주어를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와 독창적 접근방식으로 지역 연계성이 높은 프로그램이란 평가를 받아 제43회 케이블TV 지역 채널 우수프로그램상을 받았다.

'벌테시대'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제주어의 가치를 알릴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했다.

김광민 PD는 "벌테시대는 '제주어 지키기 프로젝트' 일환"이라며 "제주도를 상징하는 제주말을 도에선 '제주어'라 부르는데, 제주어는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될 만큼 보존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벌테시대' 이전에 선보인 '삼촌 어디감수광'은 제주 어르신들을 만나 제주어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시청 연령대가 한정적이고 어른들만 출연하다 보니 '제주어를 알리기'에는 조금 부족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 어린이들을 출연시켜보기로 했다"며 "지역민의 생활과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고 행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채널에선 지역민들이 주인공으로, 촬영하다 만나는 지역민들이 어떨 때는 유재석, 박명수보다 더 재미있다"고 애정을 보였다.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사진='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사진='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 '벌테'들은 이미 유명인사…학교 교재로도 활용

'벌테시대'는 지난 2018년 10월 파일럿 방송을 시작으로 2019년부터 총 20편이 방영됐다. 방송 이후 천진난만한 어린이들과 할머니들이 만들어내는 '환상 콤비'에 제주도민들 반응도 뜨겁다. 방송에 출연한 어린이들은 이미 '유명 스타'가 됐다.

김 PD는 "아이들은 할머니가 어릴 적 즐겼던 놀이 등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주문화를 배우고, 어른들은 향수를 느낀다고 하더라"며 "또 학교에서 제주어 시청각 교재로 활용, 다시 보기를 틀어준다고 이야기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TV에 나온 아이들 아니냐'며 마트에 가면 알아보기도 하고, 학교에선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고 하더라"고 웃어 보였다.

김 PD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벌테'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요즘 말로 '웃픈'일이 많았다며 토로했다.

김 PD는 "일단 아이들이 말을 너무 안 듣는다(웃음)"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녀계획을 잠시 망설였던 순간이 있었을 정도인데, 한편으론 아이들이 발랄하고 엉뚱해 너무 귀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이 전혀 간섭하지 않고, 심지어 카메라만 설치해놓고 밖에서 지켜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아이들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할머니들이 제주어로 '몇 살이냐'물어보면 '주문 외우세요?'라고 물어보는 엉뚱함을 보이는데, 한편으론 아 이렇게 제주어가 많이 잊히고 있구나! 경각심도 들었다"고 말했다.

'벌테시대'로 제주어 지킴이를 자처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역 채널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지역의 한계성과 예산 문제는 늘 고민거리다.

김 PD는 "아무래도 코로나19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며 "제주도는 관광객이 많이 오다 보니 거리 두기를 더욱더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또 어린이들이 출연하다 보니 방역에 더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또 "모든 지역 채널이 마찬가지겠지만, 예산 문제도 있다"며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수월한 환경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벌테시대는 KCTV 제주방송 예산과 제주도 홍보예산을 지원받아 제작하고 있다.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사진='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사진='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 '벌테시대 시즌 3 남녀 어린이 출연…새로운 '케미' 기대

'벌테시대'는 올해 시즌 3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시즌 3에서는 남자아이들을 투입, 어린이들 간 '케미'를 지켜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김 PD는 "시즌 1, 2는 여자 어린이와 함께했지만, 시즌 3에서는 남자 어린이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여자 어린이들 셋이서 속닥속닥 이야기하고 노는 것과 달리, 남자아이가 섞이면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가령 삼각관계 등 예능적 요소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CTV 제주방송은 올 4월 정기 개편을 통해 제주어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어로 뉴스를 진행하는 '제주어 뉴스' 제주어로 동요를 만드는 '제주어 창작동요제'도 꾸준히 도민들을 찾아간다.

김 PD는 "KCTV 제주방송은 다양한 지역 밀착형 방송을 통해 제주도민에 힐링과 행복을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팩] 속 코너 '케이블LIVE'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으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케이블TV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만나 '지역채널'의 내일을 이야기하는 장이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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