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조류독감(AI)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전국적으로 닭과 오리 약 2천8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 된 가운데, 치킨업계의 부분육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업체는 부분육 메뉴 판매를 중단하거나, 관련 직원들이 전국의 신규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다.
26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한 달 사이 부분육 공급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닭고기 날개는 5만4170㎏, 다리는 26만3285㎏ 공급됐지만, 올해 1월에는 닭고기 날개 4만886㎏, 다리 12만5882㎏이 공급됐다. 닭다리의 경우 50% 이상 공급이 급감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치킨업계는 부분육 메뉴 판매를 일부 중단하기도 했다.
교촌치킨은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최근 원육 수급 불안정으로 닭날개 메뉴와 닭다리·닭날개 콤보 메뉴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BBQ도 현재 소비 물량을 간신히 맞추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치킨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닭고기(9·10호) 1㎏ 가격은 3천615원으로 전년보다 14.6% 올랐다.
거기다 닭고기 부분육 판매가 닭다리와 날개에 집중되면서 닭가슴살 등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 대부분 닭다리와 날개는 치킨 업체에 공급되고, 닭가슴살은 급식 등에 사용되는데, 대부분 학교가 방학으로 등교를 하고 있지 않다.
닭고기 가공업체도 부분육 판매를 위해 도계 할 경우 닭다리와 날개 부분만 판매되고 닭가슴살은 재고가 쌓이기 때문에 부분육 판매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또 부분육에 사용되는 닭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킨에 사용되는 9호·10호 닭보다 더 큰 닭을 사용한다. 그에 따라 사육 기간이 길지만 농장들은 AI 탓에 닭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큰 닭을 구하기도 어렵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부분육 대신 일반 메뉴를 할인 판매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른 메뉴로 분산 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물량 확보를 위해 기존 공급처 이외에 신규 공급처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분육 부족 상황은 AI 발생 원인과 함께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가 더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AI가 안정화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전체 육계 공급여력은 평년 2월 대비 8.6%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태헌 기자 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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