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광물자원은 시장에 유통되는 다른 재화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자원은 유한해 고갈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지역에 편재하는 희소성을 띄고 있다.
따라서 수요공급과 가격경쟁 과정이 기존의 경제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광물이 존재하는 곳에 광산이 있으므로 사업장의 위치도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
무엇보다 소비자는 자원을 간접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의 연료인 유연탄은 빛이나 열·동력의 형태로 형광등과 같은 기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또한 자원산업의 큰 특징은 대규모 투자와 투자회수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땅 밑의 자원을 확인하고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자금과 기술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탐사, 개발의사 결정, 인프라 건설에만 최소 5년이 소요된다. 해당 국가의 인허가 절차 및 현지 사정에 따라서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외도 광업권 확보와 도로, 전력 등 인프라 구축, 개발준비 등에는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다. 즉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10년 이상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 재화처럼 생산원가 형태로 광물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발 성공 시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탐사나 개발과정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중간에 개발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광산개발에 실패하면 투자된 자본금은 거의 소멸되고 만다.
더 불안한 것은 자원시장이다. 광산에서 작업은 탄력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원시장 가격의 상승과 하락 혹은 공급 초과와 부족에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호황기에 광산에 투자했다가 생산을 개시한 후 광물가격이 급락하는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자원은 특정지역에 묻혀 있어 수급이 항상 불안정하다.
또 다른 이유는 대규모 글로벌 자원기업 혹은 국가가 자원 공급을 지배하려는데 있다. 자원 매장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가격 파동이 일어난다.
시장 외에도 기술, 자금 리스크도 크다. 투자한 국가의 정치 불안, 정책변화 그리고 환경문제, 환율 리스크 등도 해외 자원개발에서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은 짧은 기간 안에 수익을 얻길 바란다.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피하려는 의미다. 민간 기업은 해외 자원개발 진출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업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원자재 가격은 싸이클을 타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가 간 자원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각종 산업 발전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또 직접 개발할 경우 좀 더 싼 값에 원료를 공급함으로써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민간 기업이 단독 혹은 자발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공기업이 정부를 대신하는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더구나 자원확보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원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기업들이 혼자 힘만으로 진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공기업이 선도적으로 뛰어들면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에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상대국이 보유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공기업과 함께 나서면 진행 속도가 매우 높다.
사람들은 "해외 개발해서 직접 국내로 들여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단순수입과 직접개발에는 차이가 있다. 즉 단순수입은 그 국가의 정책이나 가격변동에 의한 불안이 상존해서 법에 따라 통제할 수도 있고 돈을 주고도 사올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자원개발을 통해 광산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면 유사시 우리 지분 만큼은 들여올 수 있다. 또 단순 수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경영에도 참여함으로써 해당국의 자원 통제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자원개발은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것이다. 바로 이점이 자원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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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재직하며 세계 여러 나라 광산 현장을 다닐 만큼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현대제철 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와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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