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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캐스팅' 통했다


두 달 만에 100여대 판매…카니발은 열흘만에 완판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50대 남성 A씨는 최근 쏘카의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에서 아반떼AD를 구매했다. 차를 잘 몰라 중고차를 미리 타보고 구매할 수 있는 캐스팅이 마음에 든 것이다. 차량 인수 후 오디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으나, 이마저도 AS 기간을 무상 연장해주는 보증 프로그램으로 손쉽게 수리했다.

쏘카의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이 두 달 만에 100여대를 판매했다.
쏘카의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이 두 달 만에 100여대를 판매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캐스팅이 두 달 만에 판매 100여 대를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캐스팅 차량이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21.1일로, 일반 중고차 매매상사의 판매 소요일수 45~60일 대비 최대 3배 높은 회전율을 나타냈다. '타다 베이직'으로 유명한 '더 뉴 카니발'은 열흘도 채 되지 않는 9.9일 만에 판매되는 추세다.

캐스팅은 차량 조회부터 구매까지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이다. 쏘카로 운행되던 차량의 운영·사고 이력을 분석해 A급 차량을 선별, 품질 확인·개선 등을 거쳐 판매한다. 쏘카 차량을 직접 판매하다 보니 중간 유통과정이 줄어 다른 중고사이트 대비 가격이 10~20% 저렴하다.

타보기 서비스는 특장점이다. 타보기란 차량을 미리 타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서비스로, 현재 5만원에 24시간·10만원에 48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차량 구매 시 최종 가격에서 할인된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이 커 '레몬마켓'으로 여겨지는 중고차 시장에서 캐스팅은 타보기 서비스로 구매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실제 타보기 서비스 이용자의 절반(48.3%)가량은 차량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차종인 아반떼AD 모델은 구매 전환율이 64.8%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쏘카는 투싼·스포티지·아반떼를 넘어 ▲더 뉴 레이 ▲코나 ▲더 뉴 카니발 ▲올 뉴 모닝 등 캐스팅 차량을 7종으로 확대했다.

19일 쏘카 관계자는 "신한 '마이카' 대출 등 금융권과 협업해 중고차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것"이라며 "조만간 카드 결제도 도입하는 등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쏘카 韓 '브룸' 될까…중기부 '생계형 적합업종' 발목

업계에선 캐스팅이 쏘카를 넘어 일반 중고차를 매입해 판매할지 관심을 나타낸다. 코로나19로 세계 온라인 중고차 매매가 활성화된 만큼, 국내에서도 캐스팅이 관련 시장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미국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카구루스(CarGurus)'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이용자는 61%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전 32% 대비 약 2배인 수치다. 미국 온라인 중고차 매매업체 '브룸'은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이용자가 2배로 늘었다. [자료=카구루스]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이용자가 2배로 늘었다. [자료=카구루스]

다만, 쏘카가 20조 규모의 국내 중고차 매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미 앞서 규제로 인해 사업을 접어야 했던 아픔이 내재돼 있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아야 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이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업종에 쏘카와 같은 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중고차 매매업은 2019년 초 지정기한이 만료됐다.

이에 동반성장위원회는 2019년 11월 중기부에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냈다. 관련 법에 따라 중기부는 지난해 5월까지 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했으나, 해를 넘기도록 심의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등이 중고차 매매업에 눈독을 들이면서도 이렇다 할 액션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다.

더불어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반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타다 베이직을 중단해야 했던 쏘카로서는 또다시 기존 업계와의 충돌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쏘카카 캐스팅으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기부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공식화하면 업계 반감을 살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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