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책임경영'을 위해 진행한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더욱이 신 회장은 매입 10개월만에 7억5천만 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기며 '명분과 실속'을 모두 챙겼다. 그룹 회장에 견줘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수익율을 깜짝 놀랄만한 수준이다. 이 기간 신 회장이 얻은 수익률은 70%가 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롯데지주 주식 4만7천400주를 매입했다. 매입 대금은 약 10억 원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력 부문인 유통 사업이 흔들리며 하락하고 있는 주가를 방어하는 '책임경영'을 위한 조치였다.
당시 롯데지주의 주당 단가는 2만50원이었다. 약 1년 전인 2019년 4월까지만 해도 주당 5만 원이었던 롯데지주 주가는 그룹의 양대 산맥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동반 실적 부진에 빠지고,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에서 확산되면서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시장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일제히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하며 '자사주 쇼핑'에 나섰다. 신 회장에 이어 김현옥 준법경영1팀 전무, 백광현 경영전략1팀 상무, 권오승 인재육성팀 상무 등 롯데지주 임원진들도 각자 급여의 일정 부분을 갹출해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했다.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 당시 투자는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신 회장이 주식을 매입한 후 롯데지주의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해 지난해 4월 29일 4만6천650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신 회장이 얻은 평가차익은 약 13억 원으로 당시 개인 연봉의 3분의 1 수준에 달했다.
주가의 높은 상승세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지속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지난 15일 종가로 3만6천400원을 기록하며 신 회장이 주식을 매입하기 이전에 비해 높은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 신 회장의 평가차익도 약 7억5천만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책임경영을 통한 주주이익 제고라는 '명분'과 투자 성공이라는 '실리'를 모두 얻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확산되던 지난해 많은 재계 오너 및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나선 바 있다"며 "롯데지주의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화돼 있는 현재 상황을 봤을 때 당시 신 회장의 주식 투자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도 투자 이익을 보게 된 만큼 '윈윈(Win-Win)'을 기록한 한수였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