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첫 만남을 갖고 향후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북한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장관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4대 그룹 관계자들을 포함해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와 현대아산 등 남북경협과 관련된 인사들을 만나 남북경협을 화두로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는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기업인 등으로부터 남북경협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참석자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보성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장, 박영춘 SK 부사장,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를 비롯해 이백훈 현대아산 대표,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정창화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신한용 개성공단 기업협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등이다.
이날 이 장관은 "남북 경협은 먼 미래라기보다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고 이런 과정에서 대북 제재의 유연성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 북한을 남북 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또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남북 경협 리스크 극복 등 경협 환경을 마련하고 북한 지역 개별관광이나 철도·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 재개 등과 관련된 그 동안의 과제를 착실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주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미국 바이든 정부와 관련해선 정세 변화에 중요 변곡점이라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선 "바이든은 북한 핵능력 감축을 조건으로 정상회담 여지를 남겨뒀고 대북제재 강화 완화에 적절한 배합을 통해 북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어떤 의미에선 더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도 올해 코로나19, 여러 제재, 자연재해 등 삼중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부적으로 경제적 성과 창출에 훨씬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당 대회를 계기로 경제 발전을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우선적 목표로 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큰 정세로의 변환기에 정부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남북경협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 경협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의 만남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해 저희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기업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만큼,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저희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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