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RCEP은 자유무역의 중요성 알리는 큰 의미”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4일째인 15일 오후 12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은 화상으로 개최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 자유무역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RCEP 서명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 정상들이 참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발언에서 “이번 RCEP의 서명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FTA가 탄생하게 되었다”며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도 불구,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RCEP을 통해 무역장벽을 낮추고, 규범을 조화시켜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시키며, 함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여 교역과 투자를 넘어 사회·문화 전반의 협력으로 함께 발전해 나가자”고 밝혔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RCEP 서명식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8년간의 협상 이후 아세안, 그리고 파트너 국가들은 많은 노력과 준비를 통해서 새로운, 그리고 유망한 경제, 그리고 무역 협력을 위한 그 틀을 마련했다”며 “아세안 공동체 건설을 기념하면서 이를 통해서 아세안이 역동적이며 강력한 파트너로서 상생 번영을 위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이어 “RCEP 서명식은 우리에게 자긍심을 주며 역사적인 이정표와 같은 순간”이라며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증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RCEP이 곧 비준되어 발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회복을 촉진하고, 모든 국민들과 기업들을 위한 상생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통해 회원국들은 유례없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불구, RCEP 협정 서명을 환영했다. 또 역내 일자리 창출, 공급망 제고 등 코로나 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규범에 입각한 무역·투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큰 의의가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RCEP이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각국이 조속히 국내 절차를 추진하자는 데에도 공감했다.

이날 서명된 RCEP은 지난 2012년 11월 16개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한데 이어 2013년 5월 협상 개시 이후 약 8년간 총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 등을 통해 최종 마무리됐다. 이어 올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 10여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개최, 최종 서명에 합의했다.

■RCEP이란?

RCEP은 신남방 국가들과의 무역·투자 확대를 위한 핵심 협정으로,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가해 왔다. RCEP 최종 타결은 신남방정책의 결실로 세 가지 측면의 의미가 있다.

◇세계 최대 FTA(자유무역협정)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가하는 RCEP은 세계 최대의 메가 FTA이며 국제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의 약화, 글로벌 공급망(GVC)의 블록화·지역화 경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RCE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IMF/KITA 자료에 따르면 국민총생산(GDP)은 26조3천억 달러로 30%, 인구는 22억6천만 명으로 30%, 무역 규모는 5조4천억 달러로 28.7% 등이다. 무역 규모 만으로도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2조5천억 달러(13.6%),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2조9천억 달러(15.3%) 등 보다 월등하다.

◇신남방정책의 가속화

RCEP은 아세안 10개국이 중심이 된 협상으로, 이미 한국의 2대 교역 대상국이 된 아세안과 교류·협력 확대로 신남방정책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RCEP을 통해 이러한 협력이 경제는 물론, 사회·문화 전반으로의 확대도 예상된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역내의 통일된 무역 규범 확립으로 역내 무역 장벽이 낮아지고, 규범이 제대로 정리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세탁기 수출시 FTA 특혜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호주·뉴질랜드·아세안·중국 등 각각의 다른 원산지 기준을 마련해야 했으나, RCEP으로 단일화된 기준으로 통일되는 효과가 있다.

주요 수출품 관세 인하가 기대되는데, 그러한 예로는 충청권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 회사는 한국 완성차 업체의 인도네시아 투자에 따라 현지 수출을 준비 중에 있는데 RCEP으로 특혜관세(최고 40% → 0%) 혜택이 가능하게 됐다. 또 경남의기계 분야 중소기업인 B 회사는 태국에 섬유기계 수출하려는데 10%의 고관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특혜관세(10% → 0%) 혜택이 가능하게 될 예정이다.

또 다른 예로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 C는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상표 등록을 추진 중, 진출 해당국 업체가 동일 명칭으로 선점한 상황을 알게됐는데 RCEP 규정에 근거해서 악의적 상표 등록의 취소가 가능하게 된다.

역내국 중 K팝, 드라마 등을 불법 업로드한 기업 및 개인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디지털 환경에서도 오프라인 저작물 침해와 동일한 민·형사상 구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