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2014년에 봤던 영화속 장면이 2021년 현실이 됐습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15일 아이뉴스24 주최로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0'에서 '인생의 동반자, AI 에이전트' 주제 발표를 통해 AI가 바꾸는 삶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영화 속, 상상으로 구현되던 AI와 현재 다양한 일상에서 구현되는 사례들이 소개됐다.
가령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에 나온 감정없이 조력 역할의 컴퓨터, '터미네이터'에서 감정은 없지만 힘이 쎄고 지식도 방대한 악역 또는 조력자인 로봇과 결합된 인간 형상과 함께 오늘날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에 영감을 준 'HER', 인간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채피' 등을 사례로 꼽았다.
박 유닛장은 "과거에 비해 AI를 그려가는 모습은 인간을 도와주면서 마치 친구 역할을 해주는 모습으로 점차 변화돼갔다"며 "이같은 상상이 곧 현실화된 AI의 모습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상 속으로 침투한 AI 확산의 변곡점을 만들어준 가장 큰 이벤트로 이세돌 바둑기사와 구글 알파고의 대국을 꼽았다. 덕분에 AI 관련 예산과 인력을 기존보다 쉽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AI가 사람의 정보처리 과정 속 감각과 이해 과정을 섭렵하는 등 더욱 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음성과 문자, 영상, 센서 등을 통해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자연어처리와 감성이해, 영상이해, 의미이해 등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까지 겸비했다는 것.
박 유닛장은 "AI는 사람의 정보처리를 맡은 뇌의 구조와 상당히 유사하며, 외부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뇌에 전달하는 영역이 현재 가장 발전된 분야"라며, "인풋과 아웃풋이 바뀌었다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 큰 변화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사용자경험(UX)이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기계에 맞게 사람이 인터페이스를 맞추는 과정이었으나 AI가 사람의 말과 의도를 이해하고 동작까지 가능하게 되면서 기계가 사람에게 맞추는 인터렉션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음성인식 기술의 진일보가 AI의 발전의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음성인식 기술은 1970~1980년 부터 계속 연구된 분야였으나 음성인식률 70~80% 수준의 한계를 넘지 못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딥러닝 기술이 진화하면서 음성인식 성공률이 96%까지 높아져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더불어 음성합성도 가능해졌다. SK텔레콤은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목소리를 음성합성해 누구 AI에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유닛장은 "아이린이 하루동안 3천문장을 녹음해 알람과 보이스를 만들어냈으나 최근에는 다른 모델의 경우 500문장만으로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며, "내년이면 일반인도 내 목소리를 만들어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상인식의 경우 이미 인간의 영역을 넘어섰다는 점도 소개했다. 사람의 경우 얼굴인식률이 97.5% 수준이나 AI를 통한 영상인식률은 99.7%에 달하고 있다. 통역 서비스는 실시간 번역이 가능한 기술까지 나아가면서 생활의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럼에도 AI는 아직까지 완성단계가 아니라는 점도 설명했다. 인간 정보처리과정에서 지식을 기반으로한 개인화된 기억 능력과 학습과 분석을 통해 추천 및 예측, 판단할 수 있는 추론과 의사결정, 이같은 판단에 따른 행동력을 발현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
박 유닛장은 "디지털 전환은 AI가 공부할 수 있는 많은 디지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데이터가 많아지면 인간의 지능을 넘어 복잡한 계산도 가능한 시대가 오래지 않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누구 AI'
SK텔레콤 역시 일상 속 AI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9월 스마트스피커 형태의 '누구 AI'를 출시했다. 이후 IPTV인 SK브로드밴드 B tv, 모빌리티 플랫폼 'T맵' 등에 도입됐다. 오는 11월에는 이어셋 형태의 누구 AI도 선보인다. 초기 7종에 불과했던 서비스는 현재 130종까지 늘어났다.
박 유닛장은 "집에서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것에서 나아가 여러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나 기기 제어가 가능해졌다"며, "음성 기능 인터페이스는 취약계층인 시니어분들이 어렵고 낮선 스마트 기기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스피커 출시 당시 가장 많이 쓰인 명령어가 '음악 틀어줘' 정도로 주단위 29만개 수준의 명령이 이뤄졌으나, 현재는 날씨 등 생활행태를 묻는 명령어로 확대되면서 2천554만개의 명령어가 입력되고 있다"며, "누구 AI를 쓰는 가입자가 7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 서비스 관련 AI 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것도 변화. 가령 레시피 69%, 배달주문 77%, B tv 48% 등 관련 명령어 사용이 증가한 것. 현재는 농협 올원뱅크 앱에 '누구'를 도입하고, 교통정보를 반영해 언제 어디서나 버스, 지하철의 도착 및 혼잡도까지 안내해 준다.
특히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사람의 행복을 위해 AI가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기술을 통해서 결국 지향해야 하는 궁극적 목적이 여기에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누구 AI 스피커를 활용, 독거 어르신 생활을 지원하는 'AI 돌봄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박 유닛장은 "독거 어르신이나 2인의 시니어 가족은 일상적인 교류 등 활동이 줄어 치매 예방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AI 비서가 뇌에 고민과 자극을 반복해 주면 치매를 이연시키는 효과가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이 AI 기술은 일상의 일정부분을 대신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가까이에서 감성까지 케어할 수 있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AI 비서가 고객의 요청을 받고 적절한 비즈 파트너와 연계, 고객 요청을 대신 수행해주는 '올인원 태스크 처리'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는 11월 이어셋 형태로 출시되는 누구 AI 등 사람과 친근해지기 위한 AI 기술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향후 워치나 옷의 형태 등 다양한 AI 비서가 존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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