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1일 국회에서 입법을 논의 중인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경제입법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사태로 도저히 버티기 어렵다는 기업들 목소리가 점점 넘쳐나고 있는데, 국회가 이런 기업들 호소에 얼마큼 답변하고 있냐"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야 가리지 않고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하니 기업들로선 사면초가"라며 입을 열었다. 평소 합리적인 마인드로 여야 정치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 회장이지만, 경제계와의 논의가 부족한 가운데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진행하고 있는 정치권의 행보에 대해선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박 회장은 "시장 자유만 보장할 수 없다는 정치가 있고, 최대한도로 보장해야 한다는 정치가 있다"며 "법 이전에 규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규정으로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권이 일사천리로 가고 있어서 걱정된다"고 했다.
또 "경제계에서 여러 차례 의견을 냈음에도 여야가 합의해 마이동풍처럼 그냥 지나가면 기업 관련 법안임에도 기업 의견은 무시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일방통행이 예상된다"며 "무조건 된다, 안된다는 입장이 아니라 개정되는 규정 간 상충되는 건 없는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최소한의 차단장치는 가능하지 않을지 등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부작용과 대안에 대해 논의하며 합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하겠다고 하고, 기업에서는 안된다고만 하는데 모두 찬성, 모두 반대로 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방법도 달리하고 절차도 바꿔서 조금 더 부작용과 대안에 대해 논의해가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 회장은 경제계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기업이 다르고, 중소기업이 다르고, 지배구조도 기업마다 달라 입장이 다르다"며 "한쪽으로 기울어서 법을 만들면 한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경영에 영향을 주는 법안을 신중하게 논의해 달라는 취지의 상의 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국회에선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 선임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과 사익편취 규제대상 확대·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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