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중국 모바일 게임의 초강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때 국산 온라인 게임의 텃밭이었던 중국은 20여년만에 기술력을 거듭해 이제는 역으로 한국 시장에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특히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경우 독자적인 문법을 형성해 가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추세다. 개중에는 나름의 특색있는 기술력과 시도를 한 게임도 있지만 평범한 양산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게임도 물론 있다.
또 하나의 중국 MMORPG인 '탄성'이 최근 출시됐다. 지난 3일 룽투코리아가 서비스하는 '탄성'은 중국 게임 특유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무협 MMORPG다. 화려한 국산 게임에 익숙해진 이용자라면 다소 조악함을 느낄 수도 있는 그래픽이지만 보다 보면 적응은 되는 수준이다.
처음 게임을 실행시키고 캐릭터를 고르면 다음부터는 딱히 손을 댈 필요가 없다. 시작과 동시에 퀘스트를 수령하러 가는 과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름 누를 거리를 어떻게든 마련해주고 수동 콘텐츠를 부각하는 국산 게임들과는 전혀 방향성 자체가 틀림 셈이다.
성장 과정도 무척 빠른데, 체감상 30여분만에 60레벨 이상을 돌파하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한 무더기의 몬스터를 몰아 잡거나 퀘스트 하나를 완료하면 레벨이 오르는 식이다. 다수의 몬스터를 몰아잡는 재미는 확실했다.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공도 중국 게임 특유의 과장된 그래픽으로 연출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템도 '퍼주는' 느낌으로 제공한다. 퀘스트나 보스 몬스터를 클리어시 2~3부위의 고급 아이템을 마구 뿌려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기간에 주요 아이템으로 무장한 캐릭터를 볼 수 있었다. 꽤 긴 시간을 투자해도 풋내기 용병 수준을 면치 못하는 국산 MMO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과금 유도도 적지 않다. 보통 모바일 게임의 경우 최초 실행 시에만 신규 과금 상품 패키지를 소개하는 팝업창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데 탄성은 특정 성장 구간에 도달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상품 패키지가 등장한다. 이때 나오는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광속 레벨업'에 재미를 본 게이머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무너트리기 가장 어렵다는 '첫 결제'라는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한 시도로 보였다.
특정 과금을 해야 해금되는 이른바 VIP 시스템도 맛보기는 할 수 있도록 일부 개방돼 있었다. 일단 경험해보고 좋으면 VIP 단계를 올리라는 식이다. '원숭이 꽃신' 우화를 떠올리게 하는 과금 모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탄성은 전형적인 중국색이 묻어나는 MMORPG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게임보다 훨씬 급하고 빠르며 정신이 없다는 인상이다.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은 확실히 탁월하고 벤치마킹해도 될 수준이었지만 양산형 게임 소리를 듣지 않을 게임성을 선보였는지는 의문이 들었다.
중국 게임이라면 손사래부터 치고 보는 게이머라면 탄성은 시작도 하지 않고 떨어져 나가겠지만 중국 게임을 이미 즐겨왔거나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꽤나 많은 돈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호불호 하나는 명확히 갈릴 게임이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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