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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진 KCC그룹 회장, 모멘티브 인수결단 2년…삼성·현대차 업고 날까


올해 종속회사 편입…매출 늘었지만 수익성은 기대 못 미쳐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몽진 KCC 회장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인수를 결단한지 2년여의 시간이 흘러갔다. KCC는 2018년 9월 모멘티브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5월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올해 1월에는 종속회사 편입도 완료했다.

그러나 모멘티브 인수가 아직까지 KCC의 실적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을 크게 늘린 탓에 오히려 KCC에 짐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향후 정 회장의 인맥을 활용해 삼성, 현대차와의 거래를 확대할 경우 비약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의 올 상반기 실리콘 부문 매출액은 1조8천255억4천6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3천984억7천900만원) 대비 358% 늘었다. 올해 1월부터 종속회사로 포함된 모멘티브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모멘티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6천969억7천900만원으로 KCC 전체 매출액의 55.9%를 차지했다.

정몽진 KCC 회장 [KCC]
정몽진 KCC 회장 [KCC]

KCC는 2018년 9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글러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의 지분 100%를 3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한국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로 SJL파트너스가 50%, KCC가 45%, 원익그룹이 5%를 각각 부담했다.

모멘티브는 미국의 아폴로 매니지먼트가 GE의 첨단소재 사업부문을 2006년 인수해 설립한 기업이다. 미국 다우듀폰, 독일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석영·세라믹 기업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KCC의 주력사업인 건자재·도료 부문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실리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모멘티브 인수 결단을 내렸다. 실제로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단숨에 세계 2위 실리콘 기업으로 뛰어 올랐다. 원익QnC는 모멘티브의 석영·세라믹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KCC는 최근 발간한 '2019/20 KCC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도 모멘티브 인수를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정 회장은 "모멘티브 인수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성공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멘티브는 KCC 실적에 큰 도움이 못 되고 있다. KCC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2434억원으로 전년 동기(8천679억원) 대비 75.2% 늘어났다. 그러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429억원으로 전년 동기(531억원) 대비 15.2% 줄었다. 모멘티브 인수로 매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이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KCC는 올해 1분기에는 2천70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모멘티브 인수하면서 지분법 평가손실 2천591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장부상 손실로 실제 현금유출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KCC의 신용도 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KCC의 모멘티브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본다. 특히 정 회장의 인맥이 활용된다면 모멘티브를 등에 업은 KCC의 비약적인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KCC는 2003년부터 실리콘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는 진입장벽이 낮은 화장품, 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실리콘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다. 하지만 모멘티브 인수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나 자동차용 실리콘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CC가 모멘티브를 앞세워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 현대차와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KCC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불리는 삼성물산의 지분 8.97%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그룹과는 혈연으로 묶여 있다.

KCC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아직까지 수익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모멘티브가 실리콘 시장의 선두업체로 꼽히는 만큼 향후 삼성, 현대차는 물론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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