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화 종주국' 일본에서 웹툰 시장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카카오가 일본 콘텐츠 공룡 카도카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네이버도 일본 현지에서 활약중인 웹툰 기업을 인수했다.
19일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와이랩 재팬(YLAB JAPAN) 지분을 25.21%에서 100%로 끌어올렸다. 인수 대금(이전대가)은 약 32억원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와이랩 재팬은 국내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일본 지사다. 네이버웹툰과 라인망가 등 한·중·일에서 연재됐던 웹툰 '위장불륜'을 기획·제작한 바 있다. 위장불륜은 지난해 일본에서 30만 부 이상의 단행본이 판매됐으며, 드라마로도 제작되는 등 인기 IP(지식재산권)로 성장했다.
앞서 네이버웹툰는 지난 5월 와이랩 지분 12.6%를 약 53억원에 취득했다. 와이랩은 전세계적으로 6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만화 '신암행어사'의 작가 윤인완이 설립한 웹툰 콘텐츠 제작사다. 웹툰 '패션왕', '조선왕조실톡', '심연의 하늘' 등 조회수 200만 이상의 히트작품을 제작하며 네이버와 협업 관계를 구축해왔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의 오리지널 라인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와이랩 재팬을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日 웹툰 시장 네이버-카카오 한판 승부
일본 웹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건 네이버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도 최근 일본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의 지분 4.9%를 사들였다. 카도카와는 1954년 설립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만화·애니메이션·영화·잡지·게임 등 각종 문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를 발판 삼아 일본 웹툰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웹툰 시장을 두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카카오의 일본 만화 앱 '픽코마'는 일본 앱 마켓 시장에서 라인망가를 제치고 비게임 부문 통합 매출 1위에 올랐다. 라인망가보다 3년 늦게 론칭한 픽코마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올 상반기 내내 1위를 지켰던 라인망가는 2위로 내려왔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현지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만화 시장은 약 5조7천억원 규모로 전 세계 1위인 데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만화 매출이 종이 만화를 역전했다. 이 중 앱 만화 시장은 8천억원 규모로, 여전히 웹 시장(2조1천500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실제 라인망가는 2017년부터 2년 간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연평균 32%씩 증가했다. 픽코마 역시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체 만화 시장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일본 웹툰 시장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K웹툰의 경우 종이 만화를 디지털로 옮긴 게 아니라,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때문에 일본 젊은이들의 호응이 높다"고 귀띔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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