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또 다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선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해 온 농가 돕기 상생 프로젝트를 SSG닷컴 등 관계사로 확대해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판로지원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왕고구마 판매는 백 대표의 구매 요청을 받고 결정됐다. 백 대표는 이날 방송되는 '맛남의 광장'을 통해 정 부회장에게 "상품성이 떨어지는 전남 해남의 왕고구마를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정 부회장은 '450t'이라는 재고량을 듣고 "저대로 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백 대표의 부탁을 받고 강원도 '못난이 감자' 30t을 이마트 등을 통해 판매했다. 이 물량은 이틀 만에 전부 판매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백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며 "(못난이 감자 판매에) 한 번 힘써보겠다"며 "고객에게 잘 알려서 제 값 받고 팔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마트는 강원도 양미리와 감자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여수 훈연 국물멸치를 연중 상시 판매 품목으로 운영하는 등 농가 판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에도 이마트는 국내 대표적 고구마 산지인 해남에서 과잉 생산된 못난이·길쭉이 고구마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재고가 쌓이는 가운데 판로를 열어 소비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이번에 5개 사가 기획한 물량은 총 300t 가량이다.
우선 이마트(213톤)와 SSG닷컴(7톤), 이마트에브리데이(12톤) 등 3개 사는 23일부터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를 일반 고구마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 3개 사의 판매가는 3kg(1봉)에 정상가 9천980원이다. 그러나 8대 카드로 구매시 40% 할인을 적용받아 대용량 3kg을 일반 고구마의 1.3kg(1봉) 가격인 5천988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마트는 못난이 왕고구마를 정상 상품인 밤고구마, 호박고구마와 함께 별도 특설매대를 구성하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레시피를 제안하는 등 고객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TV쇼핑(65t)도 판로 지원 엄호사격에 나선다.
신세계TV쇼핑은 23일 밤 11시 40분과 27일 저녁 7시35분에 일반 고구마와 못난이 고구마를 혼합해 8kg 대용량으로 기획한 '해남 꿀고구마'를 2만4천900원에 판매한다. 이어 신세계푸드는 3톤을 매입해 '고구마 연유 브레드'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해남은 밭 토양의 75%가 적황색 토양으로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해 전남 재배면적의 35%를 차지하는 등 일조량이 풍부하고 해풍이 불어 고구마 재배에 최적화한 지역이다.
그러나 총 생산량의 35% 가량이나 차지하는 왕·길쭉이 고구마들이 판로 한계로 재고가 쌓이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반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대과 고구마들은 말랭이나 스틱, 종자용 등으로 재고를 소진해왔지만, 지난해 9~10월 태풍으로 인해 강수량이 많아 대과 출현율이 높아지는 등 추가적 판로 마련이 절실했다.
김갑곤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과거 명절 전감 제수용 대과 고구마를 판매한 적은 있었지만 못난이 대과 고구마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에도 계약재배 농가를 통해 매입한 못난이 고구마를 판매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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