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B급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못난이 채소'들이 각광 받고 있다.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가 쌓여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판매한 강원도 '못난이 감자' 30t은 이틀 만에 전부 판매됐다. 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 구매를 부탁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며 추진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백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며 "(못난이 감자 판매에) 한 번 힘써보겠다"며 "고객에게 잘 알려서 제 값 받고 팔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못난이 감자'는 원래 크기가 작아 대형마트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판매하지 않던 상품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농가를 돕기 위해 '못난이 감자' 구매 및 판매에 적극 협조키로 하면서 이 일은 성사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백 대표는 최근 정 부회장에게 '해남 왕고구마'로 다시 한 번 러브콜을 보냈다. 백 대표가 이번에 부탁한 해남 왕고구마 물량은 450t으로,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이마트와 SSG닷컴을 통해 판매된다.
백 대표와 정 부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못난이 먹거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11번가의 경우 지난 2월 선보인 B급 키위 상품이 현재까지 약 15t 가량, 참외도 같은 기간 동안 약 13t 정도 판매됐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관련 상품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고객 끌어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중순께 일주일간 '못난이 사과'를 약 400t 가량 저렴하게 판매했으며, 이번에 상품성이 낮은 '해남 왕고구마'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편의점인 이마트24는 농협과 손잡고 소포장 과일·채소 상품을 판매하며 못난이 사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못난이 농산물' 전문 브랜드인 '어글리러블리'까지 론칭하며 판매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이 브랜드는 농가(생산자)와의 협력을 통해 겉모양만 못생겼을 뿐 과육의 품질은 우수한 못난이 농산물을 확보하고 대형마트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농가의 수익을 함께 올려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11번가는 첫 상품으로 '어글리러블리 키위'를 비롯해 참외, 킹스베리, 사과 등 총 8종이 선보였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농산물의 흠집, 갈변 이유와 상태를 보여주고 맛의 당도와 선별 기준을 명시해 고객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게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맛과 신선도의 보장을 위해 현재는 '농협'과 협업해 상품 당도 선별과 품질 관리, 상품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여러 제휴처와 함께 '수입 과일'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글리러블리' 론칭을 통해 버려지는 농산물 소비로 농가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면서 농가와의 상생협력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는 맛, 신선도의 퀄리티가 우수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선보여 알뜰한 쇼핑 혜택을 보장하도록 품질 관리와 상품 기획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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