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마찰전기를 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구조가 제안됐다.
마찰전기 소자 위에 머리카락처럼 생긴 나노구조물을 빽빽하게 심어 수직, 수평, 회전 등 어떤 방향의 압력도 소자에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만들어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크게 높인 구조다.
초소형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의 무한 전원공급을 꿈꾸는 '에너지 하베스팅'연구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지 주목된다.
13일 한국연구재단은 조성범 박사(한국세라믹기술원), 방창현 교수(성균관대) 연구팀이 머리카락을 닮은 나노구조물을 이용해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연구내용은 13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초소형 전자기기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성능향상과는 별개로 배터리를 통한 지속적인 전원공급에는 어려움이 있다. 손톱보다도 작은 초소형기기의 배터리를 매번 충전하거나 교환해주는 일은 매우 불편하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체열로 충전되는 스마트워치, 차량의 진동을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 보행시 지면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충전되는 가로등 등의 실현은 태양광이나 진동, 열, 바람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에너지를 수확해 전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연구자들의 꿈이다.
그 중에서도 두 물체의 접촉에서 생기는 마찰전기를 활용하는 기술은 압전체 등의 다른 나노발전기 방법들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효율이 높아 초소형 사물인터넷기기나 웨어러블소자 등의 전원공급원으로서 응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두 물체의 접촉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접촉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방향(접촉면의 수직방향)의 움직임에만 반응하는 한계가 있었다.
수직방향 움직임 이외에 수평형, 회전형 등 다양한 움직임에 반응할 수 있는 마찰전기 접촉소자가 제안되기도 하였으나, 다른 방향의 움직임에서 에너지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소자 자체의 구조를 바꿔야 했고 정작 가장 효율이 높은 수직 방향 움직임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모든 방향의 움직임을 수직 방향으로 바꿔주는 머리카락 모양의 나노구조물을 기존 마찰전기 소자 위에 부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기존 소자구조를 변경하는 대신, 머리카락 나노구조물을 기존 소자 위에 심어 구조물에 가해진 다양한 방향/방식의 힘이 소자에 수직 방향으로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마찰전기를 유도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 이렇게 만든 소자를 옷감에 부착한 결과 지폐를 팽팽하게 편 것의 5분의1의 힘에 불과한 0.2파스칼(Pa) 이하의 아주 적은 수평 방향 압력에도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심지어 옷깃이 흔들릴 정도의 아주 작은 작은 바람에도 마찰 전기를 유도할 정도로 에너지 수확효율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조성범 한국세라믹기술원 선임연구원은 "해외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오랜만에 만난 성균관대 천성우 박사와 커피 한 잔 하다가 번뜩이듯이 아이디어가 나왔다. 천성우 박사가 진행하던 터치센서 연구로부터 영감을 얻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R&D 이어달리기 과제 등을 통해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문명 : A Micropillar-assisted versatile strategy for highly sensitive and efficient triboelectric energy generation under in-plane stimuli
◇저자 : 천성우 박사(제1저자/성균관대), 방창현 교수(교신저자/성균관대), 조성범 박사(교신저자/한국세라믹기술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