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SNS에 이어 새로운 소통 수단이 된 '유튜브'. 카드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점차 SNS에서 유튜브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아직까진 매출 상위권 업체들이 구독자 수, 누적 조회 수 등 인기 지표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역전의 기회는 있다. 전통적인 마케팅과 다르게 '콘텐츠'가 중요한 유튜브에선 '규모의 경제'라는 이론이 꼭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13일 국내 7개 카드사(신한, 삼성, 우리, 롯데 하나, 현대, KB국민)의 유튜브 채널을 종합한 결과, 88만2천여명이 각 카드사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KB국민·현대·삼성 '4강'…앞서거니 뒤서거니
구독자 기준으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양강 구도를 벌이고 있다. 13일 오전 기준 신한카드의 구독자수는 34만1천여명, 동영상 개수는 371개다.
신한카드의 콘텐츠 중에선 '신인류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을지로 핫플레이스 리뷰, '힙지로에서 인싸되는 법' 등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성지로 떠오르는 을지로에 대한 영상이 주를 이룬다. '신인류'란 '신한카드 인플루언서&유튜버 육성 프로그램'의 약자로 전문 교육을 받은 30여명의 대학생 크리에이터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인플루언서가 출연해 신한카드의 혜택을 누리는 '인플루언서 zone'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트렌드 리포트' 등의 콘텐츠들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신한카드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 수는 7천498만여회다.
KB국민카드의 구독자 수는 30만3천여명으로 신한카드보다 구독자는 밀리지만, 누적 조회 수는 9천22만여회로 앞선다. 동영상 개수는 328개다.
KB국민카드에선 유튜버 '도티' '급식왕' '말이야와 친구들'이 출연해 여러 경제금융 상식을 알려주는 '청소년경제금융교육 콘텐츠'가 눈에 띈다. 도티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전문 유튜버로, 25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카드의 각종 혜택을 보여주는 '하우 투 KB국민카드' ▲국민카드 CSR 캠페인 등의 콘텐츠가 업로드 되고 있다.
한편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MCN 샌드박스와 유튜브 동영장 제작·금융 서비스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일환으로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해 KB국민카드의 다양한 상품을 사용해보는 '랜덤카드' 챌린지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구독자 수에선 밀리지만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동영상과 누적 조회 수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카드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는 동영상 개수는 1천253개로 타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구독자와 누적 조회수는 각각 16만5천여명, 6천324만여회다. 현대카드는 유튜브를 전담하는 자체 팀은 편성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채널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상영작으로 선정된 현대카드의 단편영화 '내 꿈은 컬러꿈' '다빈치 모텔'의 공연 영상 등 주력 분야인 한 문화 관련 영상이 다수 게시돼 있다. 이밖에도 각종 현대카드 상품에 대한 소개 영상, 현대카드 광고 영상들이 있다.
삼성카드의 유튜브 누적조회 수는 9천107만6천여회로 카드사 중 가장 높다. 눈에 띄는 콘텐츠는 자사 직원이 직접 출연해 각종 카드 꿀팁을 보여주는 '삼카TV'다. 특히 삼성카드의 협찬을 받아 악당을 물리치는 단편 히어로물인 '나는 슈퍼히어로 파워맨이다'는 누적 조회 수 225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 금융정보와 혜택을 지속적이고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1인 미디어 콘셉트의 '삼카TV'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한편, '해외에서 카드를 분실했다면?' 등의 실질적인 카드 정보뿐 아니라 자사의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3분 내외의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위권 형성한 롯데·하나·우리…"유튜브 특성상 반전 기회 있어"
하위권엔 롯데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가 포진해있다. 롯데카드의 구독자 수는 1만6천300여명, 동영상 수는 179개다. 다만 누적 조회 수는 6천691만7천여회로 구독자와 동영상 개수에 비해 비교적 준수하다.
롯데카드는 '엠넷 고등래퍼 3'에 출연한 래퍼 넉살과 협업해 제작한 '라이킷' 브랜디드 음원 '아이라이킷'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그 외에도 레트로 감성을 담은 '라이킷 레인저' '긴급구조 LL9' 등 2030, 4050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동영상 개수와 구독자 수에서 저조했다. 하나카드의 구독자 수는 2천30여명, 동영상 수는 14개다. 누적 조회 수는 555만9천여회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삼둥이'를 주인공으로 한 '대한민국만세를 춤추게 하는 하나카드, Sync카드'가 누적 조회 수 74만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엔 저조한 상황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전에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마케팅에 주력해왔다"라며 "다만 요즘 유튜브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채널을 활성화 시킬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현재 기존 유튜브 채널 '하나카드'외에도 '1Q페이 하나카드'라는 채널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싱가포르 여행에서 돈을 아끼는 법'을 주제로 한 1Q페이 시연 영상을 업로드 했다.
우리카드의 구독자는 1천460명, 누적 조회 수는 220만7천여회다. 첫 번째 영상이 지난해 올라왔을 정도로, 유튜브 시장에 가장 최근에 뛰어든 회사다. 우리카드는 한 스파이가 공항에서 우리카드 브랜드인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에피소드로 엮은 '스파이의 정석'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공교롭게도 각 정량지표에서 상위권에 포진한 업체들이 실제 매출 순위에서도 상위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누가 먼저 뛰어들고 마케팅을 공고히 했는지에 따라 갈리는 것인 만큼, 하위권 업체들도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누가 먼저 유튜브 시장을 선점했고, 꾸준히 영상을 내놓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것이지, 매출이 많다고 마케팅을 잘 하는 건 아니다“라며 "특히 유튜브를 통한 마케팅은 다른 채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돈이 아닌 '얼마나' 기획을 잘 하느냐도 유튜브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청자들의 '니즈'라는 트렌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MCN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을 섭외한다고 조회 수가 오르는 게 아닌 만큼, 제작비를 많이 들여도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게 아니다"라며 "콘텐츠 기획을 얼마나 트렌드에 맞게 하느냐에 따라 조회 수 등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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