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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첫 민간주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찬물 끼얹은 공정위


'보이콧' 百, 할인 없이 사은품 지급키로…속 빈 강정 전락 위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약매입 지침' 개정의 벽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주요 백화점들은 공정위 지침에 반발해 행사에 대한 보이콧을 고려하다 일단 할인을 뺀 이벤트 중심으로 참여키로 했다. 다른 참여 업체들의 할인율도 기대보다 크지 않아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간 업체 주도로 처음 진행되는 행사로, 유통업계가 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 보고자 진행하게 됐다"며 "한국적인 쇼핑행사로 거듭나고자 민간 주도로 추진 체계를 탈바꿈한 만큼 내수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회장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회장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올해 4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내수진작 차원에서 정부 주도로 처음 진행됐다. 올해는 다음달 1일부터 22일까지 약 3주간 603 개 유통·제조·서비스 업체가 참여해 업체별로 특색 있는 할인행사를 자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참여 유통업체는 롯데·현대·신세계·AK·갤러리아 등 백화점을 비롯해 G마켓·옥션·위메프·11번가·CJ몰 등 온라인쇼핑,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 지마켓글로벌·글로벌11번가 등 국내역직구몰 등이다. 제조업체들은 패션·전자·자동차·화장품·가구 등 다양한 업계에서 참여키로 했고, 외식 중심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동참키로 했다. 특히 온라인 업체는 전년 대비 약 3배 많은 135개사들이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들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와 비교하며 할인율 차이로 실망을 한 적도 있었다"며 "국내 유통 구조상 백화점 직매입 비율이 10% 안팎인 반면, 해외는 백화점 등 유통사의 직매입 비중이 높아 재고 소진을 위해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탓"이라고 밝혔다.

김호성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중국, 미국은 인구 수, 시장 규모가 국내와 달라 직접적 비교를 하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은 듯 하다"며 "코리아세일페스타는 2017년 일평균 매출이 3천200억 원, 지난해 4천억 원으로 점차 오르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백화점 행사 세부 내용 [표=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백화점 행사 세부 내용 [표=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하지만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공정위의 특약매입 지침 개정으로 세일을 주도해 왔던 백화점들의 소극적인 참여 때문에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이달 말부터 세일 행사 시 가격할인분의 절반(50%)을 납품업체와 분담해야 해 '세일'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다.

이로 인해 백화점들은 강하게 반대하며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다 막판에 사은품 증정 정도로만 참여키로 했다. 각 백화점별로 롯데는 구매 고객 대상으로 제네시스 등 경품을 지급키로 했고, 신세계는 점별 패밀리 이벤트, 현대는 중소기업 득템마켓 운영 및 구매고객 사은품 증정 등을 준비했다.

김호성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유통업계와 소통하면서 업체들의 우려와 애로사항을 공정위에 최근 전달했다"며 "공정위가 원래 목적 취지 범위 안에서 합리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신치민 한국백화점협회 상무는 "공정위 지침이 백화점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어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을까 염려한 것은 사실"이라며 "민간 주도 행사인 만큼 위원회의 계속된 참여 요청이 있어 일단 대규모 할인보다 이벤트에 집중해 참여키로 했고, 일단 백화점 영업비밀이어서 품목별 할인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일 행사는 업체들의 재고떨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을 백화점들이 돕기 위해 한 것"이라며 "공정위의 지침대로라면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에서 행사비를 더 지원받으면서 자제 재고를 소진하고, 이를 악용해 소비자가격은 더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두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에게 할인 행사 시 건물주가 행사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 속에 백화점들이 세일 행사를 주도해 진행할 이유는 없다"며 "코리아세일페스타뿐만 아니라 향후 정기 세일을 진행할 수 있을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자간담회 전경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코리아세일페스타 기자간담회 전경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이 같은 상황 속에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행사 기간을 11월로 옮기고, 업체 참여를 독려해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와 마케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업체들을 중심으로 특색있는 콘셉트와 테마의 할인 행사를 기획하고 쇼핑 포인트 적립, 할인 쿠폰 발금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는 가전제품 업계도 전폭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QLED TV, 삼성제트 등 스페셜 기획제품을 선보이며, 김치플러스·건조기·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특별 가격 혜택을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스타일러·건조기·공기청정기 등 지난해보다 품목 수를 7개 늘린 15개 인기 품목을 할인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전국 300여 개 중소수퍼마켓들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해 일정금액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장바구니 증정 이벤트 등을 실시할 계획이며, 중소·중견기업들은 우수상품 특별판매전 '득템마켓'을 주요 백화점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내에 선보일 방침이다.

김호성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정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브랜드 홍보와 함께 업체들이 서로 협업해 할인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했다"며 "산업부뿐만 아니라 문체부, 지자체 등의 협조를 통해 행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업체들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화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장은 "내수 활성화에 일조하는 국내 대표 쇼핑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참여와 협조를 부탁한다"며 "업계 주도로 진행하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더 많은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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