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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또 고속도로서 엔진 꺼짐…“일가족 죽을 뻔”


BMW코리아 측 “차량 전반적인 문제면 조치할 것”…국토부 전수조사 필요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차량 화재사고로 프리미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BMW 차량에서 이번엔 고속도로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BMW코리아가 지난 4월 훼손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경영진의 전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BMW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 싸늘해지고 있는 셈이다.

당시 BMW코리아는 김효준 회장이 물러나고 한상윤 대표이사 체제로 진용을 재정비했지만,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BMW 여러 모델에서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북 전주에 사는 장 모(남·56세)씨는 지난달 27일 아내와 아들을 태우고 여름휴가를 떠났다. 즐겁게 떠난 여름휴가는 불과 몇 시간 뒤 악몽으로 변했다.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이영훈 기자]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이영훈 기자]

장씨가 몰던 BMW(BMW 530 GT) 차량이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방향으로 달리던 중 연화산 IC를 지난 후 진입한 고성터널 안에서 엔진 시동이 꺼지면서다. 엔진 시동이 꺼지면서 멈춘 시각은 오전 11시쯤. 한 번 멈춰선 차량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장씨는 일단 가족을 한 쪽으로 안전하게 피신시킨 후 한국도로공사(안전순찰차량)에 구조를 요청했고 견인차량과 보험회사에도 연락을 취했다.

차량이 전혀 움직이지 않자, 지게차까지 동원하는 방안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 사이 도로공사 안전요원이 다른 운행 중인 차량을 통제했다. 겨우 견인하는 작업이 성공하면서 장씨의 차량이 터널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장씨는 “가족과 여름휴가 겸해서 통영을 시작으로 남해안을 둘러보려고 떠난 여행이 악몽으로 변한 순간이었다”며 “여름휴가 일정은 바로 취소한 후 아내와 아들 먼저 집으로 보냈고 사고 수습을 위해 남아 견인차로 이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견인도 쉽지 않았다. 인근 가까운 AS센터는 주말인 관계로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설령 열었더라도 차량을 맡기고 집에서 다시 찾으러 오기도 쉽지 않은 거리였다. 고심 끝에 장씨는 집 근처인 전주로 향했다. 문제는 견인비용이었다. 60km까지는 견인비가 무료였지만, 이후 km당 2천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거의 3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BMW 측에선 배상이나 보상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장씨는 “BMW AS센터에서 차량을 확인해 보니 연료탱크에 쇳가루가 들어가면서 엔진시동이 꺼진 것 같다”며 “연료탱크뿐 아니라 연료분사기 등 연료 관련 부품은 다 교체해서 무상으로 수리하겠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씨는 BMW의 사후 조치에 더 화가 났다. 장씨는 “차량 결함으로 죽을 뻔한 것도 화가 나는데, 여름휴가까지 망치고 견인비에 대차서비스까지 자비로 내야 하는 상황에 화가 난다”고 했다.

BMW 차량에서 엔진이 꺼지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 송도신도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45세)씨 역시 최근 두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5월 새로 구입한 BMW(모델명 BMW X5 3.0d)가 고속도로 주행 중에 갑자기 엔진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김씨 차량을 수리한 BMW센터에서도 연료라인의 문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사고 이후 AS센터에서 3주간의 수리 동안 연료펌프 등 연료라인을 모두 교체해서 앞으로 같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믿고 다시 운행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달 19일에 또다시 김씨의 차량은 고속도로에서 엔진이 꺼졌다. 경인고속도로 가좌IC 초입에서다.

BMW 차량에서 시동 꺼짐 현상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는 모습이다.

같은 BMW 모델은 아니지만, 이달 18일 국토교통부는 BMW 535i 계열 모델에서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해 리콜명령을 내렸다. 리콜대상 차종은 BMW 535i 계열 모델 2671대다. 국토부는 생산 공정상 오류로 시동꺼짐 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리콜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모델은 이미 2016년 같은 사유로 리콜을 시행했으나 최근 결함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 추가로 확인돼 BMW가 리콜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BMW 차량화재 사고 조사 못지않게 모든 BMW 모델을 상대로 엔진 꺼짐 전수조사에 나서 인명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고객의 불편사항에 대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BMW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엔진 꺼짐 현상) 전체적으로 볼 때 차량의 전반적인 문제이면 리콜이나 테크니컬캠페인을 하든 조치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단독케이스라고 하면 수리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레몬법 적용하고 소급적용하겠다고 했다”며 “고객들이 올해부터 동일 문제가 생기면 보상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고 이전 고객도 책임지고 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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